[취재] 채종성 율촌 조세대응팀장 “수출 1위 게임만 빠진 세액공제… 제도 바로잡아야”
“게임은 콘텐츠 수출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인데,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에서는 여전히 배제돼 있습니다. 장르별로 나뉜 지원 체계를 IP 산업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합니다.”
채종성 법무법인 율촌 조세대응팀장이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채 팀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게임 포럼 ‘AI 시대 게임산업의 경쟁력과 세제지원 접점을 찾다’에서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왜 필요하고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
채 팀장은 현재 국내 세제 지원이 일부 콘텐츠 장르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영화, 드라마, 방송물에는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고, 올해 웹툰도 별도 조문으로 추가됐다”며 “하지만 문화콘텐츠 산업을 IP 육성 정책 관점에서 본다면 게임만 배제된 현 구조는 파편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산업이 높은 흥행 불확실성을 가진 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채 팀장은 “게임은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실패 위험은 제작사가 감당하지만 성공했을 때의 긍정적 외부효과는 사회 전체가 향유한다”며 “이런 산업은 시장에만 맡기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만큼 콘텐츠가 생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형자산인 IP의 특성상 금융권에서 담보로 인정받기 어렵고, 중소 개발사나 스타트업은 초기 자금 조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 팀장은 특히 조세재정연구원이 작성한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해당 보고서가 게임을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배제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며 “상당히 잘못된 통계 수치와 사실관계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가 해외 수요자 선호도 측면에서 영화·방송·드라마가 게임보다 높다고 평가한 점을 문제로 들었다. 채 팀장은 “게임은 국내 문화콘텐츠 중 가장 높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매출과 수출액은 해외 소비자의 선호와 소비 시간을 반영하는 객관적 지표인데,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게임은 관광 증진 등 한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도 적절하지 않다”며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와 국가 브랜드 가치는 반도체, 자동차, 방산, 게임 등 다양한 산업의 성과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채 팀장은 기존 연구개발 세액공제와 제작비 세액공제는 목적이 다르다고도 설명했다.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기술적·과학적 진전을 목적으로 한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인 반면,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는 기획, 시나리오, 아트, 사운드, 프로그래밍, 품질 검증 등 콘텐츠 창작 전반을 지원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그는 “게임 제작에는 기술 개발 요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창작 과정이 포함된다”며 “디자인, 기획, 프로듀싱, 라이브 서비스 개선 등은 기존 연구개발 세액공제로 포섭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은 영화나 방송과 달리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개발과 운영이 이어지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채 팀장은 “방송이나 영화는 공개 이후 추가 제작이 제한적인 반면, 게임은 출시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며 “현지화, 업데이트, 시즌 콘텐츠, 시스템 개선 등 추가 창작 활동이 계속 발생한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채 팀장은 일본이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 등도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는 손실 기업에도 현금으로 돌려주는 환급형 제도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장르별로 게임만 분리해 배제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IP 가치사슬 관점에서 게임,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채 팀장은 제작비 세액공제의 핵심이 청년 고용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 제작비의 상당 부분은 인건비”라며 “제작비 세액공제는 기업이 직접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재정 효율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민간 기업이 창작 인력을 고용하고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채 팀장은 제작비 세액공제를 영상콘텐츠 중심의 현행 구조에서 게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차등 공제율과 지원 상한, 국내 생산 비중, 청년 고용 기여도 등을 반영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결손 기업도 차기작 개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환급형 세액공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