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라고 했더니 오히려 동시접속자 10만 몰린 ‘워독스’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진다면 지금 구매하지 말라.”

이는 영국 개발사 벌크헤드(BULKHEAD)가 신작 FPS ‘워독스(WARDOGS)’의 예약 판매를 시작하며 공개한 ‘워독스를 사지 말아야 할 10가지 이유’ 영상에서 밝힌 말이다.

워독스
워독스

벌크헤드는 영상에서 부족한 콘텐츠와 불확실한 로드맵, 전작 운영 실패까지 먼저 꺼내 놓았고, 베타가 재미없다면 환불해도 좋다는 안내도 덧붙였다. 신작을 팔아야 할 개발사가 출시를 한 달 앞두고 오히려 구매를 만류한 것이다.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비공개 베타에 개발사 발표 기준 약 50만 명이 참여했다. 스팀에서 테스트 버전의 최고 동시접속자는 10만5774명에 달했다. 출시 전 찜 목록도 1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베타 기간이 주요 경쟁작의 일정과 겹쳤다는 점이다. 같은 주말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베타가 열렸고, ‘배틀필드 6’도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트라이얼을 진행했다. 생소한 신작이 세계적인 FPS 프랜차이즈들과 경쟁하며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모아 존재감을 과시한 셈이다.

워독스
워독스

벌크헤드가 개발하고 팀17이 배급하는 ‘워독스’는 최대 1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밀리터리 FPS다. 게임에서는 세 팀이 256㎢ 크기의 전장에 무작위로 설정되는 2×2㎞ 점령 구역을 두고 싸운다. 구역 안에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한 팀이 점수를 얻으며, 먼저 100점을 획득하면 승리하는 형태다.

게임의 기본적인 뼈대는 ‘아르마 3’의 인기 모드 ‘킹 오브 더 힐’과 닮았다. 여기에 ‘배틀필드’식 보병과 차량 전투는 물론 건물 파괴, ‘스쿼드’에서 볼 수 있는 보급과 전초기지 건설까지 결합했다.

게임의 차별화 요소는 현금 경제 시스템이다. 모든 이용자는 1만 달러를 가지고 시작하며, 이를 활용해 출격할 때마다 무기와 방탄복, 탄약, 의료품, 차량 등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고급 장비를 갖추면 전투에서 유리하지만 사망할 경우 해당 생명에 투자한 비용을 잃는다. 익스트랙션 슈터가 아님에도 매번 목숨과 장비에 무게가 실리는 시스템이다. 게임에서 번 돈은 다음 전투에도 가져갈 수 있다.

돈은 적을 쓰러뜨려야만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점을 점령하거나 쓰러진 아군을 살리고, 병력을 헬리콥터로 수송하거나 보급품을 전달해도 현금을 받는다. 구조를 기다리는 이용자가 주변 의무병에게 보상금을 걸거나 조종사에게 팁을 줄 수도 있다. 개발사는 팀워크를 강요하는 대신 개인의 이익을 좇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아군에게 도움이 되도록 설계했다.

정해진 병과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용자가 어떤 장비를 구입하느냐에 따라 저격수와 의무병, 공병, 조종사 등의 역할이 결정된다. 전투 대신 후방에서 병력과 보급품만 운반해도 충분한 수익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근거리 음성 채팅은 아군뿐 아니라 주변의 적에게도 들려 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워독스
워독스

독특한 시스템과 함께 관심을 키운 또 다른 요소는 개발사의 솔직한 태도다. 앞서 언급했듯 벌크헤드는 ‘워독스를 사지 말아야 할 10가지 이유’를 통해 앞서 해보기 초기에는 맵이 3개뿐이며 정기적인 콘텐츠 추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용자 수 역시 출시 직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도 수십만 명 유지가 아닌 동시접속자 3000~5000명 규모의 안정적인 커뮤니티로 잡았다.

개발사는 전작인 ‘배틀리온 1944’의 실패도 숨기지 않았다. 이 게임은 한때 일일 이용자가 50~200명 수준으로 감소했고, 계획했던 콘솔판도 출시하지 못했다. 벌크헤드는 퍼블리셔와의 관계가 무너진 뒤 이용자와의 소통까지 끊었던 과거를 인정하며, 이 때문에 회사를 믿을 수 없다면 ‘워독스’를 서둘러 구매하지 말라고 밝혔다.

워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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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의 마케팅은 단순한 솔직한 고백이라기보다 이용자의 기대치를 미리 조절하는 방식에 가깝다. 다만 이를 통해 기존 대형 FPS의 방향에 불만을 가진 이용자에게 게임이 지향하는 재미를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물론 베타 과정에서는 우려도 나왔다. 돈을 많이 가진 이용자가 고급 무기와 차량을 독점할 가능성, 손실을 피하려는 이용자가 거점 대신 저격에만 몰리는 문제, 자유로운 장비 선택 탓에 필요한 병과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 등이 이어졌다. 모두 벌크헤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워독스’는 오는 9월 10일 스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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