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게임 백과사전] 최종보스보다 쎈데 힘을 숨긴 보스들

※ 본문에는 ‘페르소나3’, ‘파이널 판타지5’, ‘드래곤 퀘스트 XI S’의 후반부 및 숨겨진 콘텐츠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RPG에서 ‘최종보스’는 일반적으로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장 강력한 적으로 인식됩니다. 스토리도 이 최종보스를 만나는 것으로 끝나며, 이 보스전을 위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수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죠.

그런데 이 게임 중에서는 조금 이상한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마왕이나 신과 같은 최종보스를 쓰러뜨리고 엔딩까지 봤는데, 정작 그보다 훨씬 강한 적이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이죠.

흔히 ‘숨겨진 보스’, '히든 보스'라고 부르는 이들은 스토리와 별개로 특정 조건을 만족하거나 외딴 지역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으며, 쓰러뜨리지 않아도 엔딩을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그 엄청난 난도와 일종의 히든 엔딩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유저들의 승부욕을 불태우곤 하죠.

최강 최흉의 조력자 엘리자베스
최강 최흉의 조력자 엘리자베스

[밸렛룸 안내원의 전멸 공격 – ‘페르소나3’ 엘리자베스]

‘페르소나3’에서 ‘엘리자베스’는 주인공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벨벳룸’에서 의뢰를 전달하고 페르소나와 관련된 업무를 돕는 캐릭터로, 이 엘리자베스와 외출을 하면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탓에 엉뚱한 발언을 일삼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게임을 하다가 모든 의뢰를 마치고 나면 마지막 55번 의뢰에 ‘최강의 상대’를 쓰러뜨리라는 퀘스트가 주어지는데, 이곳으로 가면 뜬금없이 ‘엘리자베스’가 보스로 등장하게 되죠.

이 엘리자베스는 그야말로 최강의 상대 그 이상인데요. 얼마나 어려운가 하면 최종 보스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난도가 높습니다. 우선 엘리자베스는 체력이 2만에 달하고, 일정 체력 구간에 도달하면 자신의 HP를 다시 회복하는 패턴을 지닌데다 여러 속성의 페르소나를 순서대로 교체하며 각종 최상급 마법을 사용합니다.

걸핏하면 크리를 띄운다
걸핏하면 크리를 띄운다

가장 까다로운 것은 조건이 있다는 건데, 만약 유저가 무효, 흡수, 반사 스킬을 보유한 페르소나를 꺼내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9,999 대미지의 ‘메기도라온’을 난사하여 주인공을 그냥 끔살내버리죠.

한마디로 이 엘리자베스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조합을 맞추고 가야 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페르소나 조합을 맞춰도 패턴 자체가 쉽지 않아 최종 보스와는 궤를 달리하는 난도를 보여줍니다. 이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개발사인 아틀라스는 페르소나3 이후 페르소나 시리즈에 숨겨진 보스들을 자주 등장시켰는데요.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을 하면서 “이번엔 저 녀석인가? 아닌가? 쟨가?”하고 추측하는 풍토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냥 잡몹으로 보이는 오메가
그냥 잡몹으로 보이는 오메가

[“잡몹인줄 알고 치면 죽습니다. 진짜” – ‘파이널 판타지5’ 오메가]

​‘파이널 판타지5’에서도 보스보다 쎈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의 패턴이 정말 악랄한데, 바로 잡몹처럼 돌아다니기 때문이죠.

이 게임의 마지막 던전인 ‘차원의 틈’을 돌파하다 보면 동굴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 동굴 지역에 일반 몬스터처럼 돌아다니는 기계가 있습니다. 바로 이 파판5의 숨겨진 보스 ‘오메가’죠.

이 ‘오메가’는 사용하는 기술도 하나같이 살벌합니다. 파티 전체의 체력을 크게 깎는 ‘파동포’를 비롯해 상태 이상과 즉사 효과, 전투에서 캐릭터 자체를 제외시키는 ‘서클’까지 사용하고 반격까지 합니다. 심지어 저 ‘서클’에 적중하면 부활도 안되고 전투가 끝날 때까지 파티 이탈 판정을 받습니다.

전체공격 파동포 맛좀 보거라!
전체공격 파동포 맛좀 보거라!

이에 유저는 게임에서 익힌 온갖 방법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즉사 속성 내성을 갖추고, 오메가의 행동 순서에 맞추어 민첩도를 맞춰야 하거나, 번개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해야 하는 등 굉장히 까다롭니다.(가장 유명한 공략이 사랑의 노래 3인 + ‘선더가’ 난무로 깨는 방법)

그냥 지나가다가 “어? 신기하게 생겼네?”하고 툭 쳤다간 골로 갈 수 있는 숨은 보스인 셈인데요. 이래서 옛날 JRPG는 세이브 포인트에서는 무조건 숨 쉬듯이 해야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순수 갑옷인 남겨진 사념
순수 갑옷인 남겨진 사념

[“마왕보다 쎈 갑옷 – ‘킹덤 하츠2’ 남겨진 사념]

스퀘어에닉스와 디즈니의 합작으로 유명한 ‘킹덤 하츠2’에도 본편 최종보스보다 훨씬 까다로운 상대로 악명 높은 숨겨진 보스가 존재합니다. 정체불명의 갑옷 전사 ‘남겨진 사념’입니다.

이 ‘남겨진 사념’은 본편을 클리어하고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만날 수 있는데요, 디즈니 캐슬의 ‘초석의 방’에 이전에는 없었던 포털에서 ‘키블레이드 묘지’로 이동하여 만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잔용 영상도 존재하는 인기 캐릭이다.
잔용 영상도 존재하는 인기 캐릭이다.

이 '남겨진 사념'의 전투력은 그야말로 극강입니다. 키블레이드를 검처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드릴과 채찍, 거대한 대포, 고속으로 이동하는 글라이더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하고, 주인공 ‘소라’의 공격 자체를 봉쇄하거나 마법과 아이템 사용을 막는 기술을 남발합니다.

여기에 어찌저찌 체력을 줄이면 키블레이드를 두 개로 나눠 빠르게 연속 공격을 퍼붓는 ‘광폭화’ 패턴까지 선보입니다. 사실상 게임을 하면서 터득한 액션 감각을 모두 쏟아부어도 정공법으로는 잡기가 어려울 정도인데, 그래서 아주 대표적인 공략법이 ‘점프 + 평타’를 단 한번도 쉬지 않고 1분이 넘도록 하는 일종의 꼼수일 정도죠.

왜 최종 보스보다 갑옷이 더 강력한고 하니 사실 이 갑옷은 키블레이드 사용자 ‘테라’가 육체를 빼앗기는 과정에서 갑옷에 남긴 생각과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토리가 더럽게 꼬여있는 ‘킹덤하츠’ 시리즈인 만큼 이 ‘사념’의 정체는 다른 작품인 ‘킹덤 하츠 버스 바이 슬립’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속편을 사지 않은 분들은 영원히 정체를 모를 숨겨진 보스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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