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병정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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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S로 돌아온 아미맨
아미맨도 알고 보면 꽤 오래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물이다.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정확히 말하기 힘들지만, 필자가 아미맨 시리즈의 초기작인 아미맨1을 플레이 했던 때가 아마 중학생 시절인 듯 하니 줄 잡아도 5년 정도는 된 셈이다. 이렇듯 꽤나 장수하고 있는 아미맨 시리즈이지만 아마 국내에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어땠는지 몰라도, 적어도 국내에선 발매되자마자 기 한 번 못 펴보고 어둠의 저편(?)으로 사라져 간 게임들 중 하나이니까 말이다. 사실 필자도 이 시리즈가 아직까지 계속 나오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좀 전에 말한 시리즈의 초기작 아미맨1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이다. 필자가 해본 그 게임은 '플라스틱 장난감 병정을 조종한다'는 기본 설정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한 엉성하고, 재미없는 밀리터리 액션 게임에 지나지 않았었다. 뭐 필자만 그렇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게 초기작에 대한 첫인상이 안 좋다 보니 시리즈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보통 게임을 시리즈로 제작하는 이유는 초기작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가 아닌가.
어쨌든 리뷰와 별 상관 없는 쪽수 늘리기 용(=
=;) 서론은 여기까지만 해두고, 이젠 필자의 예상을 깨고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던 아미맨 시리즈의 최신작, 아미맨 RTS가 과연 어떤 게임인지나 짚어보도록 하자.

멋진 그래픽 묘사
필자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으로, 필자가 유일하게 해 본 아미맨1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플라스틱 장난감 병정을 조종한다'는 설정이 이 아미맨 RTS에서는 맵에 배치되어 있는 사물들과 플레이어 유닛의 크기 차이를 아주 실감 나게 묘사함으로써 저 설정을 몸서리쳐 질 정도로 정말 잘 드러내고 있다. 아미맨1 이후에 나왔던 다른 시리즈들에서도 이런게 제대로 표현이 됐는진 모르지만, 필자가 해본 게 아미맨1과 이 게임 뿐이니 거기에 대한 딴지는 사양이다. -_-; 뭐 그래픽이 크게 뛰어난 것은 아니나 이렇게 상황과 설정에 맞는 적절하고 세밀한 묘사는 정말 칭찬할만 하다. 또한 맵의 사물들을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과 때로는 웃음을 자아 내는 재밌는 것들로 구성해서 '플라스틱 장난감 병정을 조종한다'는 설정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것도 박수를 쳐주고 싶은 부분이다.
그렇지만 조금 안타까운 점도 있다. 유닛들이 전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단 설정 탓에 색깔이 모두 똑같아 보병 유닛의 경우에는 시점을 확대해서 보지 않으면 유닛이 잘 구분되지 않는단 점이 바로 그렇다. 뭐 그것말고도 3D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시점 회전이 안된단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RTS 장르에서는 시점 회전이 되면 오히려 방위를 헷갈려 하거나, 멀미 증상을 느끼는 유저도 꽤 있기 때문에 단점이라기 보단 취향 문제라고 보는게 더 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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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계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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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틀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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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구멍을 통해 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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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사운드
아미맨 RTS의 배경음악은 게임 내용과 정말 잘 어울려 게임에 완전히 푹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음악 자체의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장난감 병정들의 행진과 그들만의 전쟁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웅장하고, 씩씩한 음악이 정말 게임의 설정과 딱 들어맞는다. 뭐 필자는 장난감 병정을 조종한단 설정이니 뭔가 우스꽝스럽고, 코믹한 느낌의 배경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지레 짐작하고 있었던 터라, 다소 의외이긴 했다. 그렇다고 게임과 어울리지 않았단 뜻은 아니고, 그냥 다른 의미로 잘 들어맞을 것 같았다고나 할까.. --;
효과음도 크게 흠 잡을데 없이 잘 짜여져 있지만, 유닛을 선택했을 때 나오는 음성이 전부 비슷비슷해서 그 유닛의 개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선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성우 한 명이 다 처리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 그렇지만 미션 시작 시 나오는 간단한 미션 설명 씬에서 주인공 Sarge의 걸걸한 음성과 탁월한 목소리 연기가 저런 아쉬운 점을 다 커버하고도 남기 때문에 필자는 저걸 단점이라고 하지 않겠다.(Sarge 짱!!>.

의외로 현실적인 유닛과 무기 구성
장난감 병정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오히려 아미맨 RTS의 유닛과 무기 구성은 보통의 밀리터리 게임보다 더욱 현실적이다. 소총수, 스나이퍼, 수류탄 투척병, 탱크 등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군대 병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격 방법이나 데미지같은 것도 전부 사실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물론 설정이 설정인지라 플라스틱 인형에서 플라스틱을 추출해 병사를 제작한다거나 장난감 로봇에 다이나 마이트를 장착해 자폭용 유닛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돋보기로 태양열을 집중시켜 적군을 녹여 버리는 것 같은 기상천외한 발상도 엿보이지만, 그런 건 몇 개 되지 않으니 이걸 가지고 전체를 기발하다고 하긴 힘들 듯 하다. 필자가 그다지 밀리터리 물을 좋아하지 않고, 또 뭔가 기상천외한 유닛과 무기가 대거 등장할 거란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기에 약간은 실망스러웠지만 이것 역시 취향 문제이니 단점이라고는 볼 수 없겠다.

다양한 미션, 그러나 허무한 엔딩(-_-;)
아미맨 RTS의 싱글 플레이는 총 15개의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싱글을 클리어하는 그 순간까지 식상함이라고는 느껴볼 수 없었다. RTS 미션 목표의 표준(?)격인 '적진의 괴멸'같은 단순 무식하고 재미없는 미션 목표는 최대한 배제하고, 다리 파괴, 인질 구출, 소수의 영웅 유닛만으로 진행하는 비밀작전같은 독특한 미션 목표와 진행 방식을 각각의 미션마다 설정했기 때문이다. 뭐 결국에는 인질 구출이나 다리 파괴나 적진을 뭉개 버려야 한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저런 미션 목표의 작은 차이가 미션이 진행될수록 더해가는 식상함을 덜어주는 것이다. 또한 각 미션마다 'Medal Goal' 이란 부수적인 목표를 설정해 그 목표를 달성했느냐에 따라 미션 클리어 시의 보상을 골드, 실버, 브론즈로 달리 하고 있는 것도 유저로 하여금 미션을 끝까지 제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욕을 조금이나마 솟아오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그것뿐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엔딩이다. 너무나도 허무한 엔딩... 머리를 다쳐 반쯤 미쳐버린 플라스틱 병사가 쿠데타를 일으킨 후, 그 병사 놈을 때려 잡으러 주인공 Sarge가 병사들을 이끌고 나선다는 스토리의 아미맨 RTS는 마지막 미션에서 그 병사를 물리치면... 내용 누설은 몰매 맞을 짓이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
-; 그러나 1분도 채 안되는 허무한 엔딩은 좀 심한 것이 아닐까. 뭐 나름대로 코믹한 엔딩이라 짧으나마 즐겁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98%가 부족하다. 그런 엔딩 보려고 필자는 박터지게 싸워댄 게 아니란 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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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이번 작전의 타겟-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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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파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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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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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에게 맞춰진 인터페이스
아미맨 RTS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으로 정말 편하고, 누구나 금새 익숙해질 수 있게끔 잘 짜여져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대상이 RTS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초보자에게 맞춰진 탓에 이른 바 '고수'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건물 건설, 유닛 생산에 대한 단축키와 주변을 돌며 자동으로 정찰을 행하는 'Patrol' 같이 고수에게는 꽤 애용되는 기능들이 빠져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종류의 유닛만 일괄 선택하는 기능같이 일부 게임 진행을 편하게 해주는 기능도 다수 빠져 있어 RTS를 많이 접해 본 유저에게는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을 듯 하다. 정말 간결하고 편하지만, 좀 더 다양한 유저층을 고려해 인터페이스를 구성했다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할 말없는 밸런스
RTS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전투와 종족간 밸런스인데.. 이 게임에 한해선 할 말이 없다. 종족 구분도 없고, 적과 플레이어의 아군이 사용하는 유닛도 100% 동일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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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그러니 밸런스는 할 말이 없다. --; RTS 주제에 종족 구분도, 적과 아군이 사용하는 유닛 차이도 없으니 실망한 사람들이 꽤 있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유닛을 제공하고 있으니 너무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또한 스나이퍼 유닛이 보병 유닛에 대해선 원샷 원킬의 막강한 데미지를 보여주면서도, 전차 유닛과 건물에 대해선 아예 공격이 불가능한 것과 같이, 각 유닛마다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전술, 전략을 쓸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맵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HP 회복, 공격력 업, 스피드 업같은 특수 아이템도 한몫 거들고 말이다. 뭐 근데 사실 이렇게 말은 해도 필자 역시 종족이 하나 뿐이라는 건 좀 많이 실망스러웠었다. --;

이번에도 망할 징조가 보인다(-_-;)
필자의 아미맨1에 대한 악몽(?)을 말끔히 씻어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좋은 게임이지만, 이번 아미맨 RTS도 국내에선 망할 듯 싶다. 아니 이미 망함으로의 길에 접어든 것 같다. --; 일단 홍보가 제대로 되질 않았다. 국내 유통사가 홍보를 제대로 할 맘이 없는건지 필자는 이 게임이 나왔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잡지는 거의 사보질 않지만, 그래도 웹진 만큼은 하루에 몇 번씩이고 확인하는 필자인데 한번도 발매됐단 소식을 접해보지 못했고, 배너 광고 하나 떠 있는 걸 보지 못했다. 그 뿐인가. 필자가 다니는 인터넷 게임 쇼핑몰에는 상품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다. --;;;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명작까진 못 된다 하더라도, 가볍게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멋진 게임인데도 이렇게 묻혀져 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그것이 게임성과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홍보 부족 같은 게임 외적인 이유라면 더더욱 말이다. 뭐 이제 와선 아무리 떠들어 대봤자 늦은 일이 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선전해줬으면 하는 미련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제작사에게 이 한 마디를 던지며 긴 리뷰 마치겠다. "진작 좀 이렇게 만들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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