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의 진수를 보여주는 게임
간만에 나온 대작 롤플레잉
PS2가 처음 국내에 발매될 당시 '최초의 롤플레잉은 어떤 게임일 것인가' 와 '최초의 한글판 롤플레잉은 어떤 게임일 것인가'를 두고할
일 없는(여기에 주목)게이머 여러분 사이에 일대 토론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생산적인 내용따위는 전혀 없는 토론이었는데, 그때 결론이
어떻게 났더라... 잘 모르겠네요. 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필자도 쓸 말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냥 쓰다 보면 어떻게 본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되지도 않는 기대를 해봤는데... 무슨 소린지 모르겠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이번에 리뷰에
공략까지 세트로 맡아서 필자를 한 달간 죽음의 문턱에서 이걸 밀어 넣어 말어 하고 까딱거리게 만든 장본인이 이번 리뷰의 재료인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2'입니다. - '라 퓌셀' 에 이은 두 번째 한글판 롤플레잉(세 번째일 수도 있고)- 나온 지가 언젠데 리뷰가 이제서야 기어
나오느냐라고 하신다면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마는... 그래도 리뷰는 봐야죠. 힘들여 썼는데 안 보면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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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2'
2랍니다. 2. '이' 라고 읽어도 되고 '둘' 이라고 읽어도 됩니다만 대한민국의 게이머들은 대개 '투(two)' 라고 읽습니다. 다
아는 사실이라고요? 그럼 어때요. 다 아는 사실이건 뭐건간에 이미 리뷰 페이지를 세 줄이나 때웠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걸.(이러다 맞지)
제목만 보고도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본 게임은 남코의 인기 롤플레잉 '테일즈 어쩌구'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그에 따라 부수적으로 이어질
테일즈 시리즈의 유구한 역사에 대한 설명이라던가... 굳이 쓰자면 못 쓸 것도 없지만 별로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 독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 한 가지만 짚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전작을 알아야 하는가? 이거 중요한 문제죠. 답은... 알면 좋지만 모른다고 게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메탈기어 솔리드 2를 봅시다. 얘도 2입니다만, 1을 안 해봤다고 게임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1을 해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묘미들(전작에 대한 오마쥬와 패러디)을 안 해본 사람은 느낄 수 없겠죠. TOD2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전편의 이야기를 알고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몇 군데 있긴 합니다만 이해 못한다고 진행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즉 결론은
문제 없다. 꽝.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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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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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의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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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역시 롤플레잉
사실 요즘들어 공략에 치여 필자의 혼백이 몸에서 7cm 정도 떨어지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러니 잘 나가다 갑자기 헛소리를 해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어. 음. 자, 보시다시피 게임 얘기는 안하고 자기 얘기를 합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라는 증거되겠습니다.
... 그래도 할 얘기는 해야겠죠. 60점짜립니다, 이거. 어디까지나 필자의 평가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150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필자는 그리 좋은 점수 못 줍니다. 에... 문제가 뭐냐 -
너무 지루합니다. 노가다성 만점... 아니 백만점. 좀 심하게 높은 인카운트 확률에 레벨 노가다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게임 시스템, 선택
사항이라는 단서는 붙어 있지만 목록만 보다가 질려 버릴 엄청난 양의 숨겨진 요소들. 물론 이런 것에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매니아들이
있다는 것은 필자도 잘 압니다마는 필자는 정상인(음... 지나가던 개가 웃겠군)이기 때문에 플레이타임 500시간 달성따위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 외에도 점수 깎아먹을 이유를 대자면 던전을 방불케 하는 3D 필드맵의 난해함이라던가(이것도 상당히 짜증)... 솔직하게
말하자면 리뷰와 공략이 아니었다면 20분 플레이 후 구석에 처박아뒀을 그런 게임입니다. 난 노가다가 정말 싫어요.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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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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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던전.. 머시기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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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interesting?
또 뭐 듣고 싶으신 것 없습니까? 그래픽 얘기할까요? 그래픽 얘기하는데 사운드 얘기도 빠지면 안되겠죠? 시나리오 얘기는 어때요? 더빙에
대해서 말해 볼까요? 귀찮은데 한번에 다 해 버릴까요? 예. 한번에 다 하자 낙찰됐습니다.
먼저그래픽-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2D에 전투시에는 캐릭터 2D / 배경,효과 3D의 멋들어진 조화를 보여줍니다. 훌륭하다고 해주고 싶지만
실은 하다보면 도트가 튀는 현상이 가끔 목격됩니다. 그래픽에 관해선 100점 만점에 감점 15점 = 85점쯤? 일단 그 정도 드리죠. :)
사운드? 역시 좋습니다. 전투 종료시 나오는 음악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다른 음악들은 꽤 듣기 좋은 편입니다. 듣기 좋으면서도 결코 전면에
나서지 않는 전통적인 게임음악의 미덕을 잘 살리고 있군요. 전투시 효과음이나 캐릭터들의 목소리 연기도 아주 좋습니다. 얘는 감점 5점.
좋네요.
그 다음,시나리오? 으음... 이건... 음... 난데없이 이래도 되는 거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0점을 줄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이
'따위' 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대단한 시나리오를 플레이어에게 선보여주는군요. 흔한 발단에 흔한 전개, 흔한 설정과 평면적인
캐릭터 구성, 어설픈 매트릭스 패러디에 전혀 납득할 만한 이유나 논리가 없는 NPC의 성향과 행동 -(중간생략... 이 자리에 원래는 필자가
생각할 수 있는 한 모든 표현을 동원한 혹평이 적혀 있었습니다만 너무 길어서 그냥 잘라 버렸습니다. 대략 어떤 표현이었을지는 알아서들
상상합시다)생각같아서는 시나리오 라이터의 3대 조상까지 거론하며 무병장수에 도움이 되는 말을 좀 해 주고 싶은데 수많은 독자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추태를 보일 수는 없으니 이쯤 해 두렵니다. 넌 5점. 이것도 시나리오라고 끙끙대며 썼을 수고를 가상히 여겨 5점 정도는 줘야겠죠.
더빙은? 대체로 잘 된 편입니다. 가장 많은 대사가 나오는 주인공 캐릭터들은 퀄리티가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주인공 외 캐릭터들의 연기는 그다지 들어줄 만하지가 못하고, 몇몇(얼마안됨)캐릭터의 경우는 목소리만 나오면 반사적으로 음량을 줄이게 만드는 놀라운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캭... ...엑스트라들이 점수 깎아 먹어서 80점.

구현소환 시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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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은 난다(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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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잡한 매트릭스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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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TOD
다른 롤플레잉에도 뻔히 있는 것들... '이 게임은 몬스터와 전투를 해서 레벨업을 하며 돈을 모아 더 좋은 장비와 아이템을 삽니다'
따위는 필자의 손가락 근육에 들어가는 포도당이 아까우니 쓰고 싶지 않습니다.(벌써 썼잖아)이 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게임에는 없는,
오직 TOD 시리즈에만 있는 그런 독특괴이한 요소들에 대한 감상입니다.
LMB
리니어 모션 배틀 시스템, 테일즈 시리즈의 핵심이 되는 실시간 전투 시스템입니다. 테일즈 시리즈의 시초부터 선보여 그간 많은 발전을 이루어
TOD2에는 TT-LMB(트러스트 & 택티컬 리니어 모션 배틀) 이라는 이름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만 저런 뜻모를 이름은 강아지 풀 뜯어 먹는
소리고... 이 시스템의 요지는 위에도 설명했듯이 인카운트 전투에 액션롤플레잉의 전투방식을 혼합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전투다 보니 전투 하나만 놓고 보면 지루함 없고 스피디한 전개가 꽤나 마음에 듭니다만, 이런 전투를 한 1500번쯤 하면 생각이
좀 달라지죠. 상당히 완성도 높고 아이디어 좋은 시스템입니다.
요리
요리의 역할은 냉정히 말하면 그저 전투와 전투 사이에 단 한번만 사용가능한 소비 아이템일 뿐입니다. 그러나 '요리 재료' 와
'레시피(조리법)', 어레인지 등의 요소가 곁들여져서 그냥 아이템에 비해서는 상당히 쓰는 재미(?)가 나는 잔재미가 있는 요소입니다. 심심할
때 이 재료 저 재료 섞어가며 아무 요리나 만들어 보는 짓도 나름대로 할만해요.
스크린 챗
PS판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서부터 생긴 기능입니다. 전투 중이 아닐 때 SELECT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상황에 따라 미니 드라마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내용들이 꽤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일부 챗을 보고 얻을 수 있는 칭호를 제외하면 순수한 심심풀이용이니 부담없이 스크린
챗을 많이 많이 봐 줍시다. 테일즈 시리즈에서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요소랍니다.
리파인
아이템이나 무기를 조합(혹은 제련)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거나 무기의 성능을 강화시키는 기능입니다. 초반 얻기 쉬운 젤리(사과 젤리
같은)들을 리파인해서 얻기 어려운 젤리(미라클 젤리 같은)를 만든다거나, 무기 두 개 혹은 무기와 액세서리를 합성해 무기의 부가기능을
강화한다던가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장비품 리파인에 손을 대는 것은 최후반 숨겨진 요소를 찾아다니는 단계쯤 되어서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에게는 하나마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필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은 부분입니다만 연구해 보면 재미있을... 지도?
그레이드
TOD2는 한 전투가 끝날 때마다 플레이의 완성도(?)를 평가해서 그레이드라는 것을 내려 줍니다. 난이도 NORMAL 기준으로 최대
+4.00에서 -4.00까지인데, 물론 잘하면 +점수를 받을 수 있고 못하면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걸 어디에 쓰느냐? 엔딩 후
클리어데이터로 게임을 새로 시작할 때 그레이드 샵 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전 플레이에서 받은 그레이드의 총합으로 게임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아이템 소지량 한계를 늘려준다거나 최대HP를 500씩 늘린다거나 아이템 도감이나 몬스터 도감의 정보를 유지한 채로
시작한다거나...)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필요 그레이드는 10에서 1500까지 다양하니 가능한 높은 그레이드를 얻는 것이 좋겠죠? 그레이드
총합이 -인 채로 엔딩을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짐작으로는 그러면 아무 것도 못 사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노가다 의욕을
불태우는 요소라고도 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전투 하나도 내 멋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붙잡아 매는 방해요소라고도 볼 수 있을 듯.

리파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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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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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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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한글화
요즘 들어서는 '완전 한글화' 니 어쩌니 하는 얘기를 해봐야 당연한 얘기라고 누구도 주목해주지 않는 분위기지만 한글화하는 데 들어가는
수고와 비용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지요? TOD2의 한글화는 대체로 잘 된 편입니다. 아쉽게도 '눈길 한번 안 갈 정도로 잘 된' 것은
아닌게, 몇몇 부분에서 버그와 오타가 눈에 띄네요. 뭐 치명적인 흠은 아닙니다만. 길게 논평할 이유가 없는 항목.
Abracadabra
본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TOD2에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 이름하여 다운... 어떤 이유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투 중 화면이 멈춰 버리고 어떤 입력에도 반응하지 않는 현상이 아주 가끔 발견됩니다. 사용 환경이 언제나 동일할 수밖에 없는
콘솔 게임에서 다운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상당히 슬픈 일입니다. 그 빈도가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말이죠.
이런 저런 할 말은 다 하고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네요. 뭐 재미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지루함과 심하면 괴로움을 느낀 적이
좀 더 많았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감상입니다. 대작임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명작이라던가 수작, 걸작 같은 이름으로 불러주기는 너무
아까운데요. 어떤 부분에선 이게 과연 '그 유명한' 테일즈 시리즈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또 어떤 부분에선
제작자 스스로 만든 게임의 규칙을 허물어뜨려가면서 조성한 고난이도를 체감하며 '이 따위로 만들면 게임을 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라는
솔직담백한 짜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거 웬만하면 좋은 감정으로 좋은 결론을 써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좋은 기억이 남지를 않네요. 무엇이 문제냐?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기획의
문제(덤으로 시나리오의 문제)' 라고 말하겠습니다. 누구보다도 용맹한 병사들을 거느리면서도 깃발 한 번 잘못 휘둘러서 부대 전체를 사지에
몰아넣는 어리숙한 대장처럼 뛰어난 게임의 요소를 가지고도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주지 못하는 구성의 미숙함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TOD2에
깊이 빠져든 열혈 팬 여러분의 존재가 증명하듯이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쓰레기는 결코 아니며 필자도 그 엄청난 재활용성 - 몇 번이고
플레이하게 만드는 - 에 대해서만큼은 찬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만, 게임이 단지 그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 게임은 사람을...
아니, 저를 끌어당길 만한 매력과 재미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네. 끝까지 쓸데없이 말이 많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는 한 마디는 '재미가
없더라' 라는 겁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면 '재미는 있었으되 그 재미와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정도로 따분함과 짜증이
있다. 그러므로 비추천. 땅땅땅'
어쩌면 애초부터 리뷰어 선정이 잘못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진해서 공략까지 하겠다고 나선 게 누군데.(웃음)바깥바람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게임그루 가족 여러분, 너무 방안에 틀어박혀 있지만 말고 가끔은 산책도 해보세요.~
- ps. 'Abracadabra' 는 오늘 리뷰의 컨셉입니다. 무슨 뜻인지 궁금하시면 사전 찾아 보세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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