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한국 e스포츠의 미래와 전망 [2부]
한국의 e스포츠는 세계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과 북미, 유럽 등 e스포츠의 가능성을 맛본 여러 나라에서 주도권을 쟁취하려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에서 한국의 e스포츠 업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번 2부에서는 한국 e스포츠의 미래와 전망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 한국 e스포츠, 수출 가능성 첫 번째는 중계권 판매
현재 한국의 e스포츠는 e스포츠협회 주도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 프로리그와 온게임넷, MBC게임 주도의 '스타크' 리그로 대변되고 있다.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등 국산 게임들이 서서히 '스타크' 리그의 초창기 모습을 따라가며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한국의 e스포츠가 10년 가까이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것도 '스타크'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또 많은 관계자들을 포함해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거나 예정하고 있는 대기업들도 'e스포츠'라고 하면 '스타크'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텍의 전동희 이사는 한국 e스포츠에서 수출할 수 있는 것이 결국 '스타크'와 '국산 게임'이라고 강조한다. 전동희 이사는 "한국의 e스포츠를 해외에 파는 길은 결국 중계권을 파는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스타크'와 '국산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전동희 이사는 북미나 유럽쪽에는 다소 어렵겠지만 아직까지 '스타크'가 먹히는 동남아 지역이나 중국 등의 지역에서는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전동희 이사의 말 대로 '스타크'를 판매하려면 우선 국내의 프로리그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안정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또한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재미와 우수성을 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국산 게임인 '카트라이더'나 '스페셜포스'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전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스타크'를 해외로 노출시키고 '스타크2'에서 주도권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것이 e스포츠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대답이다.
* 한국 e스포츠 세계 주도의 길 - 표준화의 주도
그렇다면 중장기 적으로 한국 e스포츠가 세계를 주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e스포츠의 표준화를 한국이 주도하는 것이 그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입장에서는 e스포츠의 표준화를 한국에서 담당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현재 북미와 중국 등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부분적으로나마 한국의 e스포츠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고, e스포츠에 뜻을 둔 해외 선수들도 일부 국내의 '프로게이머 자격증'을 따러 한국에 오기도 한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아직까지는 'e스포츠=한국'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중국은 인원을 동원해서, 북미-유럽은 대자본을 도입해서 호시탐탐 e스포츠의 주도권을 쟁취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한국의 e스포츠가 '바람 앞의 등불'이나 마찬가지라고 진단하는 이들도 많다.
이런 것을 떠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주도가 되는 '워크래프트3'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의 게임에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이들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게이머가 많은 국가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e스포츠의 변방'으로 인식될 우려가 충분하다. 또한 최근에는 일본 e스포츠협회 주도로 온라인 게임이 아닌 비디오 게임을 주도로 하는 e스포츠 대회나 단체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놓여있기 때문에 한국이 국제적인 e스포츠 표준화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오려면 다양한 종목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 한국 e스포츠 세계 주도의 길 - 국제 자격증
한국이 세계의 e스포츠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현재처럼 프로게이머 자격증과 e스포츠 심판과 코치 등 e스포츠 국제 자격증을 한국에서 주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권도의 경우 한국에서 파생되었고, 올림픽 공인 종목이 되자 각국에서 한국의 태권도 사범들을 초빙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태권도 코치나 사범을 하는 데는 한국 공식 자격증이나 라이선스가 반드시 라고 할만큼 필요했다.
많은 e스포츠 관계자들은 한국이 e스포츠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지금부터라도 빨리 e스포츠 자격증이나 라이선스를 도입해 국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 e스포츠 자격증 등을 발급하고, 이렇게 자격을 얻은 코치나 감독 등을 해외에 지속적으로 내보냄으로써 한국 e스포츠를 확장시키고, 이들에게 '권위'가 부여되면 될수록 한국의 e스포츠가 세계적인 주도권을 잡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권오용 e스포츠 전문가는 "한국의 드라마가 한류의 중심이 되었었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식은 뒤 한류의 중심이 된 것은 결국 인적 자원이었다"며 "최대한 많은 인적 자원을 수출하는 것이 한국 e스포츠의 산업화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진단했다.
* 정부와의 대화, 그리고 3기 협회에 대한 과제
해외와의 견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한국의 e스포츠 업계는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큰 힘'을 손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 지자체, 포털 등 e스포츠가 범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부에서 매년 '쥐꼬리' 수준의 예산만 책정하는 것은 아직 e스포츠가 정부 관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점과 대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두 가지 점을 대변한다. 한국의 e스포츠는 정부와의 확고한 연계로 현재 놓여진 여러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지방투어, e스포츠 아카데미 건설,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 프로리그 안정화 등 한국 e스포츠 업계에서 진행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일사천리로 해결되려면 한국 e스포츠 업계에 힘있는 '구심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그러한 구심점이 되기에 명분이 서는 것은 'e스포츠협회'이며, 그래서 관계자들은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던 2기 e스포츠협회 이후 올 해 말 출범할 3기 e스포츠협회가 한국 e스포츠의 새 전환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스타크'를 제작한 블리자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통해 온라인 게임의 '큰 수익성'을 맛본 후에도 '스타크2'를 RTS 장르로 내놓은 것은 e스포츠를 염두에 두기 때문인 것이 자명하다. 기껏해야 2년 정도면 끝나는 패키지 게임에 e스포츠를 접목하면 10년 가까이 수명이 늘어나게 되고, 온라인 게임처럼 지속적인 개발비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블리자드는 간파한 것이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스타크2'를 통한 e스포츠 세계화에 대해서 한국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들이 주체로 '스타크2'를 e스포츠화하기에 한국은 여기저기서 말도 많고 껄끄러운 존재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e스포츠 업계에서는 하루빨리 사범 자격증과 각종 표준화를 서둘러야 하며 세계적인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 e스포츠의 중심' 이라는 술자리의 구호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