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을 위한 배려, 개발자들의 덕목
'주머니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는 옛 속담이 있다. 아무리 깨끗하고 선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숨겨진 허점은 있다는 말인데, 이는 게임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콘텐츠로 똘똘 뭉친 인기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단점이 없는 게임은 없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이러한 단점들을 콕콕 집어내 게임 게시판에 글을 남겨 개발자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다. 개발자 역시 이러한 게이머들이 야속하지만,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게이머들을 위한 작은 배려, 그것은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의 몫이다.
"하드 용량이 부족한데, 왜 C 드라이브에다가만 설치하라는 거죠?"
게임 설치조차 못하는 한 게이머가 있다. 다른 하드 드라이브에는 게임을 설치하고도 용량이 남지만, C 하드 드라이브에만 설치해야만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용량이 큰 하드 디스크를 구입해 윈도우를 다시 설치하는 경우, 흔히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설치 시 경로를 변경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해 주고 있지만, 일부 몇몇 게임들은 경로 변경의 선택권이 없이 오직 C 하드 드라이브에만 설치를 해야만 한다. 특히, 용량 체크 항목이 없는 설치 파일의 경우 이렇게 설치하다가 C 하드 드라이브 용량이 모자라 자동적으로 컴퓨터가 다운되고, 재부팅이 안돼 눈물을 머금고 포맷을 해야만 하는 불상사도 일어나는 일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수 차례 겪은 한 게이머는 C 하드 드라이브에만 설치하라는 온라인 게임은 아무리 화제가 되고 있는 대작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과감히 포기한다고 한다.
"회사에서 장사하려면, 창 모드 지원은 필수에요"
MMO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 업을 해야 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길드 원들끼리 대화도 해야 하고,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장사까지 하는 열성 게이머라면 2대의 PC를 돌리기까지 한다. 또한, 학교를 가거나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이들의 경우 컴퓨터를 켜 놓고 집을 나서거나, 일을 해야 하는 회사에서도 남 몰래 게임을 실행시켜 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회사에서 게임을 실행시켜 놓고, 다른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창 모드가 절실하다. 게임 중 메신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인터넷 또는 문서 작업을 하는 등 창 모드 지원은 게이머들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는 옵션 중 하나이다. 물론 일은 안하고 회사에서 남 몰래 게임을 실행하는 이들을 위해 창 모드를 지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메신저 대신 전화를 했더니, 휴대전화 요금이......"
요즘 온라인 게임에는 메신저, 쪽지, 귓말 등 게이머들간의 원활한 대화를 위한 커뮤니티 시스템이 필수다. 하지만, 오픈 베타 테스트가 되더라도 이러한 커뮤니티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게임이 있어 불만을 토로하는 게이머들이 있다. 메신저 기능은 아직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고, 쪽지 기능은 있지만 플레이 중에는 확인할 수 없으며, 귓말은 되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친구와 함께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휴대전화로 문자와 통화를 반복 했던 한 게이머는 다음달 몇 배로 늘어난 요금 청구서를 보며 게임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아! 동영상 보기 싫어. 건너뛸 수 없나?"
국내 온라인 게임들도 과거 패키지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영상들을 게임 내에 삽입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영상들이 게이머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거나 좀 더 게임에 몰입되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을 먼저 해보기 위해 건너뛰려는 게이머들이 적지 않다. 또한, 처음 게임 시작 시 튜토리얼을 강제로 진행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해당 부분을 건너뛰기 위해 클릭도 해보고, 키보드의 ESC와 엔터 버튼을 여러 번 눌러보지만, 여전히 취소가 되지 않는다면, 성격 급한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자신도 모르게 게임을 강제 종료(Alt+F4 or Ctrl+Alt+Del) 시킨다. 또한,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라고 할지라도 반복되는 영상에 질리지 않는 이도 없을 것이다. 1분1초라도 아껴 게임을 더 즐기고 싶어하는 성격 급한 게이머들에게는 게임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 놓은 좋은 콘텐츠가 오히려 독이 된 경우다.
이 외에도 수 많은 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은 여러 게임 게시판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양이 낮은 PC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 지원, 복잡하지 않고 한 눈에 들어오는 심플한 인터페이스, 게이머가 길을 헤매지 않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기능 등 보다 좋은 게임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애정 어린 글을 남기는 게이머들도 많다.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한 게임 개발자는 "게임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 콘텐츠 부분을 우선시해 개발하다 보면 미처 작은 부분들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게이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개발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