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춤한 디아블로3, 블소의 반격이 시작되다

동시접속자 40만 명 돌파, 왕십리 매니아 집결 등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는 국내 게임업계에 무시 무시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게임과 멀어졌지만 기존에 '디아블로2'를 즐겼던 매니아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고, 현재의 게임 이용자 층까지 흡수해 강력한 파괴력을 보였다. 국내의 인기 게임들이 모두 한 단계 씩 순위가 내려갔을 정도다.

하지만, '결과가 좋으냐' 라고 묻는다면 금새 답을 내놓기 어려워진다. 쾌적하지 못한 서비스 때문이다. 블리자드 측에서 서버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주말이면 '디아블로3'의 접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점검한다며 예고없이 하루 가까이 서버를 닫아버린 적도 있었다.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환불 정책은 발표됐지만, PC방 오과금으로 인한 집단 소송이나 경매장 버그로 인한 아이템 증발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해결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디아블로3'에는 2가지의 큰 위협 요소가 남아있다. 첫 번째는 '아이템의 현금화'가 용이한 '디아블로3'에 전세계의 해커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3일 뒤에 강력한 라이벌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이 출시된다는 점이다.

해킹 문제는 이미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해킹하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디아블로3'의 아이템들은 해커들에겐 젖과 꿀이 흐르는 유혹의 열매로 보이고 있다. 중국 등지에서 대규모 전문 해커들이 끊임없이 '디아블로3'와 배틀넷의 해킹을 시도한다는 얘기도 있고 이미 '디아블로3'의 사설 서버가 등장했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게이머들이 대다수인 가운데, 아이템 획득을 목적으로 계속 같은 곳을 맴돌아야 하는 '디아블로3'에서 아이템 해킹은 게임의 수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아킬레스 건이다. 블리자드 측에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때다.

또 다른 이슈는 '블레이드앤소울'의 등장이다. '디아블로3'와 장르가 다르기는 하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은 '디아블로3' 못지않은 그래픽 퀄리티와 액션성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엔씨소프트는 MMORPG의 지속적인 운영과 서버 관리 부분에서 강력한 노하우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즉, '디아블로3'와 같은 서버 대란이 올 확률은 지극히 낮다.

3일 뒤에 출시될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3'의 게이머층은 상당 부분 겹칠 것으로 예상되고 블리자드의 서버 관리에 질린 게이머들이라면 '블레이드앤소울'로의 외도는 그다지 거북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콘텐츠 업데이트의 능력이 뛰어나다. 한 번 잡은 게이머들이 어떻게 하면 이탈하지 않는지 잘 아는 곳이기 때문에, '디아블로3'가 현재 같은 운영을 고집하는 가운데 '디아3'와 '블소'가 장기적인 대결 모드로 간다면 '블레이드앤소울' 쪽으로 승기가 기울어질 수 있다.

때문에 블리자드는 '블레이드앤소울'이 등장하지 않은 3일 동안 '디아블로3'의 쾌적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원성을 사고 있는 서비스 부분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엔씨소프트가 그 약점을 그냥 두고 보지 않고, 묵묵히 '블레이드앤소울'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을 강타한 게임업계의 원투펀치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 '디아블로3'가 먼저 펀치를 날리고 시장에 안착했지만, 3일 뒤면 엔씨소프트도 '블레이드앤소울'을 통해 묵직한 반격에 나서게 된다.

뚜껑을 까 보자. 그리고 두 회사의 저력을 느껴보자. 작게는 한국에서, 나아가 중국에서 북미에서 부딪힐 두 게임의 대결이 건전한 경쟁으로 이어져 더 좋은 게임과 서비스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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