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개발자들의 귀환, IP 장기 집권 시대 끝낼 수 있을까?

리니지 형제들의 등장 이후 IP 기반 게임들의 장기 집권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천상계를 구축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진행 중이며, 그 밑으로도 뮤, A3, 로한, 에오스 등 과거 많은 인기를 끌었던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들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면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도 그라나도에스파다M, DK 모바일 등 IP 기반 모바일MMORPG가 줄줄이 대기 중이며, 이번에 구글 매출 4위에 오르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처럼 캐주얼 장르마저도 IP 기반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성상 생전 처음 들어보는 신작보다 인지도가 높은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시장의 건정성 측면에서 바라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현실이다. 매출을 극대화시켜야 하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접근이지만, 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세계 FPS 게임 시장을 바꾼 배틀그라운드처럼 좀 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속 같은 게임만 만들면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정체될 수 밖에 없다. 과거 PS2 시절 전세계 게임 시장을 주도했지만, 인기 시리즈만 집중하다가 순식간에 서구권 게임사에게 주도권을 내준 일본 콘솔 게임 업계처럼 말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초창기에는 새로운 도전이 담긴 신작들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면서, 3N를 필두로 한 기존 대형 게임사들 외에 새로운 스타들이 연이어 탄생했지만, 대 IP 시대가 열린 지금의 국내 게임 시장은 3N 집중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모바일 게임 시장 초창기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타 개발자들이, 독립해서 투자를 유치하고, 새로운 신작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온라인 게임 시절 인기 개발자들이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은 사례가 많았지만, 이들은 모바일의 성공 DNA를 피에 각인 시킨 모바일 1세대 스타 개발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오딘:발할라 라이징
오딘:발할라 라이징

블레이드로 모바일 액션RPG 열풍을 일으키고, 결국 2014년 게임대상까지 수상한 블레이드의 아버지의 김재영 대표는 새롭게 설립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서 모바일MMORPG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준비 중이다.

오딘 : 발할라 라이징은 북유럽 신화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방식의 모바일MMORPG로,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화려하고, 웅장한 그래픽과 자유도 높은 플레이, 대규모 전쟁 콘텐츠 등을 지원한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지난 10월 동영상을 공개하고, 25일에 클래스 4종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올해 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인정받아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에서 100억을 투자받은 바 있다.

그랑사가
그랑사가

수집형RPG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세븐나이츠의 아버지 배봉건, 정현호 공동 대표가 설립한 엔픽셀도 모바일MMORPG 그랑사가를 준비 중이다.

그랑사가는 세븐나이츠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성을 극대화시켰으며, 역시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그랑웨폰 시스템, 매력적인 스토리 등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콘솔 등 다양한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엔픽셀은 이 같은 기대감을 바탕으로 300억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상반기 내 출시를 계획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다크어벤져3로 유명한 반승철 대표도 세컨드다이브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오픈월드 기반의 모바일 액션RPG를 개발 중이며, 레이븐을 만든 김호성 PD도 엔플게임즈를 설립하고 모바일RPG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컨드다이브는 카카오게임즈에서 투자를 유치했으며, 엔플게임즈는 라인에서 투자를 유치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모바일 스타 개발자들의 새로운 도전이 RPG 장르, 특히 MMORPG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 장르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당연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막대한 투자를 유치한 회사 대표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철저히 수익률 위주로 움직이는 VC 시장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회사 가치를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같은 기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이용자를 모아서 서서히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이들도 없다.

다만, 수익률이 높은 장르인 만큼, 대형 게임사들의 견제가 심하며, 특히 IP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신생 회사, 신생 IP가 느끼는 위험 부담도 엄청나다. 게다가 이전에는 강력한 회사 인프라의 지원에 기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오로지 혼자서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금액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것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정점을 찍어본 이들의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 성공 DNA를 가진 스타 개발자들이 IP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국내 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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