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렇게 어른이 됩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하고 시작해야겠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는 출시 전 게임의 일부 내용이 유출됐다. 유출된 내용으로 많은 게이머가 실망했을 거라고 본다. 기자도 그랬다. 그런데 직접 게임을 즐겨보니, 유출과 관련한 그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다.

본 리뷰는 PS4프로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라오어 파트2'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는 최대한 줄였지만, 1편의 핵심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편을 즐기지 않은 게이머는 1편을 먼저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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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2013년 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로 등장해 전 세계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가 2020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이하 라오어 파트2)'로 돌아온다. 국내시간으로 오는 6월 19일 플레이스테이션4(PS4) 독점으로 정식 출시된다.

1편은 2013년 동충하초 균이 전 세계를 덮친 후 20년이 지난 세계를 그린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죽거나 감염자가 됐다. 밀수 업자로 활동하던 주인공 조엘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르는 14세 소녀 엘리를 데리고 백신을 만들기 위한 병원까지 도착한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하지만,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녀는 죽는 것이 확실시됐고, 주인공 조엘은 전 세계를 살릴 수도 있는 백신의 가능성보다 한 소녀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선택한다. 세계가 위협받은 시절 잃은 딸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그린 '라오어' 1편은 지금도 여전히 인기리에 온라인까지 서비스 중인 'GTA5'를 꺾고 최다 고티(GOTY)를 수상했다. 그래픽. 사운드, 전투 시스템 등 모든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았지만, 결정적으로 게임에 담긴 이야기가 GTA5의 오픈 월드를 넘어설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본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이번 작품도 그래픽. 사운드, 전투 시스템 등 모든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다. 먼저 그래픽은 단연 PS4 작품 중 최고 수준이다. 게임의 주요 무대가 되는 시애틀의 도심이나 잭슨의 눈밭 등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다.

'라오어파트2'의 개발사 너티독은 디테일 하나하나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는 개발사다.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도 그 장인정신이 그대로 드러난다. 게임을 진행하며 들리는 집의 장식 하나까지 세세하게 묘사됐다. 벽에 걸린 사진이나 앨범, 장식물 등 말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여기에 게임을 진행하며 수집하게 도는 문서 형태의 수집물도 그냥 보인다. 한국어 번역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버튼을 눌러 확인할 필요 없다. 게임의 설정상 2013년 세계가 멸망 급의 위기를 맞았기에 2013년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시각적 장치들도 반갑다. 플레이스테이션3나 PS비타와 같은 기기까지 나온다.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빛의 표현이다. 숲, 커튼이 쳐진 방, 하수도 등 다양한 환경에서 빛의 표현이 상당이 우수하다, 옷의 질감이나 물에 젖은 표현 등도 이번 세대 게임 중 최고 수준이다. 그래픽이 상당하기에 오히려 PS5로 이 게임을 즐긴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사운드 측면도 훌륭하다, 휑한 도심 비출 때 들려오는 기타 줄을 튕기는 소리, 전투가 펼쳐질 때 긴장을 높이는 음악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다. 90년대 그룹 펄잼(Pearl Jam)의 “if i ever were to lose you”로 시작하는 노래 'Future Days'도 게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게이머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 기타의 코드를 연주할 수도 있다. 게임이 출시된 이후 많은 능력자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전투와 탐험으로 나뉘는 시스템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전투 시스템은 잘 만들어진 3인칭 게임들의 시스템과 비슷하다. 탄환을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을 찾아 무기를 개조하고 전투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툼레이더' 등의 게임을 즐겨봤다면 익숙할 것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엘리의 적은 크게 울프와 스카라는 의문의 조직 그리고 감염체 등이다. 항상 이들과 전투를 치르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탄환 등을 무한정 획득할 수 없어 전투가 제법 빡빡하다. 게임 내에 마련된 소리 듣기 시스템을 활용해 적을 그냥 지나가거나, 탄환이 들지 않는 암살플레이를 진행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조용히 암살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2편에서는 잠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잠입을 방해하는 '개'를 새로운 적으로 준비했다. 사람으로부터 숨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어지간한 잠임 액션 게임보다 긴장감 넘친다. 때로는 도망치는 것이 정답일 때도 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전투에서 주어지는 긴장감은 탐험 부분에서 조금 풀어진다. 맵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재료를 모으고 이야기 진행을 위해 퍼즐을 해결하는 등 다양한 분위기 환기 장치를 마련해 놨다. 물론 전투와 탐험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은 놓을 수 없다.

게임 플레이 진행을 위한 강약조절이 어느 정도 있지만 너티독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게이머가 긴장을 푸는 시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부분도 영리하게 활용했다. 아마 플레이하면서 몇 차례 깜짝 놀라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게임의 가장 핵심은 역시나 이야기다. 2편은 14살 소녀였던 엘리가 19살이 된 세계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생존자들이 모여 살던 마을인 잭슨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시애틀을 걸쳐 때로는 과거도 돌아보며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달려간다.

기자는 엔딩까지 약 23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으며, 마지막 엔딩을 보고서는 그 여운이 제법 오래 갔다. 어른이 되어가는 엘리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직접 경험한 느낌이다. 이번 '라오어파트2'가 던지는 주제도 잘 느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다만, 주인공인 엘리의 레즈비언 표현 등에서는 의문이 남는다. 1편의 DLC 분량이 있더라도, 이야기의 큰 줄기를 표현하는 데 있어 굳이 엘리와 또 다른 인물들을 이렇게 표현해야 했는가 생각이 든다. 엘리를 남자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해봐도 이야기 전개에 아무 문제가 없다. 농담처럼 도는 성소수자 할당제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 것이다. 물론 관련 부분의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한편, 이번 '라오어파트2'는 역대 너티독 게임 중 가장 다양한 수준의 편의 옵션이 마련됐다. 몸이 좀 불편한 게이머도 다양한 옵션 조절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컨트롤 방식의 완전 재배치는 기본이며 시각 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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