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름철에 딱이야!" 10대 호러 영화 느낌 물씬 나는 '쿼리'

“10대 선남선녀들이 여름 여행을 떠난 어느 허름한 별장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잔혹한 살인. 그리고 비명과 피가 난무하는 곳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10대들..”

흔히 하이틴 호러 무비로 부르는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13일의 금요일’, ‘버닝’ 등 80~90년대 크게 흥행했던 이 장르는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키며, 여름 시즌 개봉되는 단골 영화로 오랜 시간 자리 잡았었다.

이런 하이틴 호러 무비의 공식을 그대로 담은 게임이 최근 발매됐다. 바로 슈퍼매시브 게임즈에서 개발하고, 2K에서 유통을 맡은 호러 게임 ‘쿼리’가 그 주인공이다.

쿼리
쿼리

‘쿼리’는 ‘언딜 던’, 다크 픽쳐스 트릴로지 등을 통해 영화적인 흥미로운 연출과 게임의 요소가 결합된 작품을 다수 선보인 슈퍼매시브 게임즈에서 개발한 작품이다. 이런 개발사에서 만든 작품인만큼 ‘쿼리’의 시스템과 콘텐츠는 이전의 작품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더욱 세밀한 캐릭터 연출과 그래픽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의 진행은 캐릭터를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불같은 10대들이 모여 있는 만큼 게임 스토리는 어떤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흥히로운 요소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픽은 전작과 비교를 불허한다
그래픽은 전작과 비교를 불허한다

특히,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XX는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XX는 실망했습니다” 등의 감정 문구가 등장해 “왜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하지?”라는 섭섭함이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했다.

이러한 몰입감은 게임 속 캐릭터들의 뛰어난 연기도 한몫했다. 실제 배우들의 모션 캡처를 통해 캐릭터를 구현하는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이번 작품에는 헐리우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해킷 채석장
게임의 배경이 되는 해킷 채석장

‘스크림’의 ‘데이비드 아퀘트’, ‘모던 패밀리’의 ‘애리얼 윈터’를 비롯해 ‘저스티스 스미스’, ‘렌즈 헨릭슨’ 등 미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맹활약 중인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며, ‘린 셰이’, ‘테드 레이미’와 같이 과거 하이틴 호러 무비에서 활약한 중견 배우도 참여해 현실감을 더한다.

이들의 열연으로 탄생한 ‘쿼리’의 캐릭터는 어떨 때는 비열하고, 어떨 때는 찌질한 10대 감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 상당한 수준으로 그려지며, 작중 악당으로 등장하는 이들의 연기 역시 게임의 긴박감을 더해준 모습이었다.

특히, 어색한 움직임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모션이 간혹 보였던 전작과 달리 눈에 띄게 그래픽이 개선되어 캐릭터의 표현이 더욱 실감나게 그려진 것도 ‘쿼리’의 특징 중 하나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다만 이러한 연출과는 별개로, 게임 콘텐츠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었다. 특수 상황에 등장하는 ‘퀵타임 이벤트’(QTE), 버튼을 난타하여 위기에서 벗어나는 ‘버튼 연타’, 괴물에게 사냥당할 때 등장하는 ‘호흡 참기’ 등의 콘텐츠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진행과 겉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이 모든 콘텐츠가 캐릭터의 생존과 연관되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지만, 대사를 진행하던 중 뜬금없이 ‘버튼 연타’나 ‘퀵 타임’ 이벤트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영화적인 연출에 비해 게임적인 요소는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슈퍼매시브 게임 특유의 요소인 ‘타로 카드’ 시스템도 등장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을 수 있는 ‘타로 카드’는 주요 스테이지가 지난 이후 등장하는 ‘엘리자’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캐릭터의 미래를 비춰 볼 수 있어 추후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철없는 10대의 느낌 그대로
철없는 10대의 느낌 그대로

이와 함께 ‘쿼리’는 게임의 컷신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던 ‘영화 모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감독 의자’ 콘텐츠도 흥미로운 시스템 중 하나다. 게임 내 스토리를 변경할 수 있는 ‘감독 의자’ 콘텐츠는 특정 장면에서 캐릭터의 성격을 변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원작과 다른 연출이 그려진다.

마치 이용자가 감독이 되어 배우들에게 연기를 주문하고, 이를 지켜볼 수 있는 느낌을 주는 모드인 셈이다. 이는 엔딩을 몇 번 보고 난 이후 플레이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 전작들의 단점을 희석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많은 엔딩을 보고 나서도 지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유도한 모습이다.

슈팅 기능도 등장!
슈팅 기능도 등장!

이처럼 ‘쿼리’는 더욱 발전된 그래픽과 실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속에 펼쳐지는 흥미로운 스토리 등을 지닌 의외의 수작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물론, 게임 콘텐츠 요소가 작품 속에서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캐릭터들의 행동과 몇몇 엔딩이 한국 사람 기준으로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말이다.

만약 헐리웃 공포 영화를 선호하고, 슈퍼매시브 게임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쿼리’는 서서히 더워지는 여름 시즌에 아주 좋은 선택이 되리라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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