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가 가득한 세상을 고친다. 1인 개발로 만들어지고 있는 ‘디버그 네페미’

최근 인디 게임 시장에서는 혼자서 게임을 개발하는 1인 개발자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중심으로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는 개발자가 있다. 일본의 1인 개발 스튜디오 네페미 스튜디오(Nephemee Studio)다. 원래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오래전부터 개인 창작 활동을 이어오다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디버그 네페미(DEBUG NEPHEMEE)라는 게임을 개발 중이다.

디버그 네페미
디버그 네페미

■ 캐릭터에서 시작된 스튜디오 이름

네페미 스튜디오라는 회사명은 현재 개발 중인 게임에 등장하는 생물 ‘네페미(Nephemee)’에서 비롯됐다. 네페미는 개발자가 10년 이상 꾸준히 만들어 온 캐릭터들로, 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게임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스튜디오 이름도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개발자는 “이 스튜디오는 말 그대로 네페미를 위한 스튜디오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앞으로도 네페미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게임 개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약 10년 전에도 게임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체험판까지 공개했지만 최종 완성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 작품은 그 이후 두 번째로 만드는 게임이다.

네페미 스튜디오
네페미 스튜디오

■ 한 사람이 만든 게임이 준 충격

그가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게임은 한 명의 인디 게임 개발자가 만든 작품으로 유명한 ‘동굴 이야기’(Cave Story)였다. 당시에는 개인 개발 게임이 흔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그는 “한 사람이 혼자서 이런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다”며 “그때부터 직접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인 개발로 만들어지고 있다
1인 개발로 만들어지고 있다

■ RPG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게임

현재 개발 중인 ‘디버그 네페미’는 장르를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겉보기에는 RPG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액션 요소가 강한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다. 게임 진행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캐릭터가 맵을 이동하며 탐험하는 화면이고, 다른 하나는 전투가 이루어지는 화면이다. 일반적인 역할 수행 게임처럼 레벨을 올리거나 능력치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은 없다.

이 게임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전투 시스템이다. 전투가 시작되면 화면이 네 개의 공간으로 나뉘고 각각 다른 미니 게임이 동시에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왼쪽 위, 오른쪽 위, 왼쪽 아래, 오른쪽 아래에 등장하는 네 개의 미니 게임을 동시에 조작해야 한다. 즉 여러 행동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멀티태스킹 방식의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4개의 미니게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4개의 미니게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 버그가 가득한 세계와 ‘디버그’라는 콘셉트

게임의 배경은 버그가 가득한 세계다. 이 세계에는 네페미라는 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 역시 버그에 영향을 받아 이상한 상태가 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이 네페미들을 디버그, 즉 문제를 수정해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개발자는 게임 시스템과 이야기 구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특히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버그로 이상해진 네페미들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버그로 이상해진 네페미들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 캐릭터 성격이 전투 방식이 되는 게임

전투 방식 역시 캐릭터의 성격과 연결되어 있다. 적의 체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대가 싫어하는 물건을 던져 공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울한 성격의 네페미에게는 ‘기상’이라는 요소가 공격 수단이 되는데 그 이유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싫어한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캐릭터인 유명한 마술사가 꿈인 네페미는 ‘평범함’을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사람의 성격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얻었다고 한다. 개발자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 사람은 어떤 성격일까,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할까 같은 부분에서 캐릭터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했다.

상대의 성격을 파악해서 공격해야 한다
상대의 성격을 파악해서 공격해야 한다

■ 네페미라는 존재를 알리고 싶다

이 게임을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 역시 ‘네페미’라는 캐릭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는 “이 게임의 출발점은 네페미라는 존재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게임 행사에 전시했을 때 플레이어들이 캐릭터가 귀엽다는 반응을 많이 보여준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 행사에서 얻은 예상 밖의 반응

2024년 10월, 그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게임 행사에 처음으로 작품을 출품했다. 당시 SNS 계정 팔로워는 약 20명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거의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행사에서는 예상과 달리 방문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체험했다. 그는 “정말 놀랐다”며 “그때까지는 지인 한 명에게만 게임을 보여줬었는데 처음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유명 인디 게임 ‘언더테일’을 떠올린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개발자 역시 이 작품에서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반가운 반응이었다. 다만 플레이 테스트를 통해 튜토리얼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발견하게 되었으며 현재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네페미 캐릭터를 많이 알리고 싶다
네페미 캐릭터를 많이 알리고 싶다

■ 한국 플레이어에 대한 관심

개발자는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대한 열정이 높다고 느끼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한국 인디 게임을 즐겨 플레이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나비’와 ‘데이브 더 다이버’ 같은 게임을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플레이어들은 게임 실력이 뛰어나다는 인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 게임은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그래서 한국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게임실력이 뛰어난 한국 플레이어들의 소감이 궁금하다
게임실력이 뛰어난 한국 플레이어들의 소감이 궁금하다

■ 개발자가 얻은 가장 큰 교훈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개발자의 시선과 플레이어의 시선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개발자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부분도 플레이어에게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테스트 플레이의 중요성을 크게 실감했다고 한다.

■ “네페미라는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

인터뷰의 마지막에서 그는 간단한 메시지를 남겼다. “네페미라는 이름을 기억해 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혼자서 시작한 캐릭터 세계가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되고 있다. 앞으로 네페미의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확장될지 큰 기대로 남는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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