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AI 사용도 노조와 교섭한다… 1900명 규모 단체협약 비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노동자 약 1900명이 회사와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임금과 해고, 원격근무뿐 아니라 직장 내 인공지능(AI) 활용을 노사 협의 대상으로 명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국통신노동자조합(CWA)은 9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노동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소유의 블리자드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투표를 통해 비준했다고 밝혔다. 약 2년에 걸친 협상 끝에 마련된 이번 계약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디아블로’, ‘하스스톤’, ‘워크래프트 럼블’을 비롯해 플랫폼·기술, 스토리·프랜차이즈 개발 등 블리자드 내 CWA 교섭 단위 약 1900명에게 적용된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AI 관련 조항이다.
새 계약에 따라 블리자드는 직장 내 AI 사용에 대해 노동자 측과 논의하고, 영향을 평가하며, 필요할 경우 교섭해야 한다. 최근 게임 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AI를 업무에 도입하거나 활용 방식을 변경할 때 노동자 측이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셈이다. AI 도입이 고용이나 업무 방식 등에 영향을 줄 경우 노사 협상 테이블에서 다루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해고에 대한 보호 장치도 강화됐다. 해고된 노동자는 해고 발표 이후 14개월 동안 블리자드 내 다른 교섭 단위에 공석이 발생할 경우 다시 고용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CWA는 이를 미국 게임업계 노조 계약에서는 처음 도입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근속 기간과 관계없이 노조원에게 추가 4주분의 퇴직금도 지급된다.
이 밖에도 임금 인상과 고충 처리 절차, 정당한 사유 없는 해고를 막는 보호 조항, 주 3일 출근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근무, 원격근무 및 장애인 편의 제공 등이 계약에 포함됐다.
한편, 이번 합의는 최근 게임업계에서 이어진 대규모 감원과도 맞닿아 있다. CWA에 따르면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부문은 엑스박스 조직 전반에서 3200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고, 여기에는 노조원 수백 명도 포함됐다. 이에 CWA 조합원들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해고에 항의하는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