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구입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시작하며...
전설에 가까운 존재가 된 '아웃런(Outrun)' 부터 최근의 이니셜 D Arcade Stage까지, 세가의 레이싱 게임은 그 수와 질에서
초일류의 레벨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자신 없는 장르가 바로 레이싱. 드리프트나 OUT-IN-OUT등은 일절 모르고, 언제나
AT(오토매틱)으로만 진행하는 초보 유저입니다. 덕분에 데이토나 USA나 세가 랠리 챔피언쉽등의 명작 세가 레이싱 게임들로부터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지요. Xbox를 구입하고 나서 한번 어려운 레이싱 게임에 친숙해지려는 목적으로 손에 쥔 Sega GT 2002는, 제 레이싱
게임 실력을 흡족하게 향상시켜 주었습니다.
극상의 그래픽 퀄리티와 리얼리티
현존하는 기종 중 최고의 성능을 지니고 있는 Xbox이기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Sega GT 2002의 그래픽은 탁월합니다. 현재는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2'나 '랠리스포츠 챌린지 2'등의 극상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레이싱 게임들이 나와 있어 약간 빛이 바랜 느낌도
듭니다만, 특유의 밝으면서도 차분한 색채와 자동차의 무거움을 강조하는 듯한 이 게임의 그래픽은 지금 봐도 떨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다만,
코스에 나와있는 관중들이 전부 종이장 같은 2D로 되어 있다는 점은 아쉽더군요. 하드 스펙상 폴리곤으로 처리하는 게 불가능은 아니었을
텐데...(뭐, 라이벌 게임이라고 할수 있는 PS2의 '그란 투리스모 3'에서 관중들이 배경에 붙어(!!)있는 것보단 낫긴 하지만요)

지금 봐도 상당한 그래픽
Sega GT 2002는 여러 모로 플레이어에게 실제 레이싱의 느낌을 전달해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게임인 듯 합니다. 각 차마다 다른 엔진음은 실제 차의 엔진음을 녹음해서 사용했다고 하네요. 노면 상태나 차의 움직임 등에 따라 강도가 변하는 진동도 일품입니다.
옛 명차들의 부활
Sega GT 2002가 다른 레이싱 게임들과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이 아마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명차들이
등장하고, 이 차들로만 진행할 수 있는 Chronicle Mode가 바로 그것이지요. 저는 차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옛날 명차들의
등장에 그다지 흥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몇몇 차는 이쪽 지식이 부족한 저도 '아, 이 차!'하고 생각이 나게 하는 유명한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세대의 명차들을 사용해서 30년 이상 차이가 나는 2002년산 새 차를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더군요(제가 레이싱을
잘못해서이기도 하지만...). 노련한 드라이빙 테크닉과 적절한 튠업으로 신 모델을 제치고 1위를 하는 것이 카 매니아들의 '로망'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970년의 차로 2000년대의 수퍼 카들을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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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진과 같은 분위기로 시작되는 크로니클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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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동차 인생
Sega GT 2002의 메인이 되는 것은 제목과 동일한 Sega GT 2002 Mode. 처음에 주어지는 적은 액수의 돈으로 자동차를 산
다음 그 차로 여러 가지 레이스에 출전하고, 자동차를 튠업하거나 새로운 자동차를 사는 등의 여러 가지 요소를 즐길 수 있는 모드지요. 필자가
쓴 소제목 그대로 '나의 자동차 인생'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드라고나 할까요.

다양한 모드들
출전 가능한 레이스는 크게 Official Race와 Event Race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오피셜 레이스는 일정 조건을 클리어 하면 라이센스를 딸 수 있고, 이벤트 레이스는 레이스에 따라 다양한 상품과 상금을 받을 수 있지요. 이벤트 레이스가 오피셜 레이스보다 상금을 더 많이 주므로, 이벤트 레이스에서 돈을 벌어 차를 튠업한 다음 오피셜 레이스에 도전하는 패턴으로 주로 진행을 합니다. 오피셜 레이스의 라이센스 테스트를 통과하여 높은 라이센스를 딸수록 이벤트 레이스에서 주는 자금이 증가하므로, 둘 중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진행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하급인 레이싱 실력과 떨어지는 성능의 차 때문에 많이 고전을 했던 필자도, 점점 실력이 붙고 차를 튠업해 가면서 어느덧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이벤트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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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센스 테스트의 평가는 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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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e=Money!
Sega GT 2002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MONEY입니다. 물론, 게임상의 자금이지요. 레이스 중에는 마치 격투 액션 게임의
체력 게이지를 연상시키는 게이지가 화면 오른쪽에 뜨는데, 상대 차나 벽 등에 충돌하게 되면 게이지가 깎이지요. 그리고 레이스 후 상금에서
수리비를 빼게 됩니다. 반대로 한번도 충돌하지 않으면 보너스 상금을 받을 수 있지요. 이것과는 별개로, 부품이 마모되어서 갈아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타 파츠의 튠업과, 액세서리 등을 사다 보면 자주 자금난을 겪게 되는데, 덕분에 새 차를 사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군요. 필자도 이
자금 문제 때문에 계속 쉬운 트랙만을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해야 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길고 어려워 보이는
트랙에도 과감히 도전하지만 말입니다.

충돌로 게이지가 깎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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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에서 가차없이 깎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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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아쉬운 점들
Sega GT 2002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트랙 수가 적다는 것입니다. 전부 통틀어도 트랙의 수는 20개가 채 안되지요(트랙
하나하나의 길이가 상당히 길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각 트랙들의 느낌이 서로 비슷해 보이는 것이 많다는 점도 아쉽군요. 호쾌한 드리프트나
속도감을 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그런지, '데이토나 USA'나 '릿지 레이서'같은 게임들보단 속도감이 떨어지는 편인 것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후반 라이센스 테스트의 어려움 때문에, 필자같은 초보자는 Sega GT 2002 모드에 쉽게 손을 댈 수 없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 여러 번에 걸쳐 레이스를 해야 하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로딩이 너무 잦고 길다는 것도 문제 중 하나군요.

너무 자주 보게 될 로딩 화면
정발판의 메리트와 디메리트
2002년 2월 2일 일본에서 발매된 지 1년이 넘게 지난 2003년 4월에 정식 발매된 세가 GT 2002는, 미국에서 출시된 번들 팩과
동일하게 JSRF와 함께 한 장의 DVD에 담겨 출시되었습니다. 한 장의 DVD로 두 가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메리트이지만,
두 게임 모두 다 영문판 그대로라는 점, 본체와 동봉된 번들 게임으로만 발매되었기에 중고로만 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쉽군요. 북미판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계 표시가 mph로 되어 있다는 것도, km/h를 쓰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아 좀 어색합니다.
마치며...
Xbox에는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이나 '콜린 맥레이 더 랠리 2'같은 잘 된 레이싱 게임들이 많습니다만, Sega GT 2002는 여타
Xbox용 레이싱 게임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차의 개조 및 라이센스 획득'과 '옛날 명차들의 등장'이란 요소로, 나름대로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S2의 '그란 투리스모 3 A-spec'이 부럽지 않을 리얼함과 튠업의 즐거움을 갖춘 Sega GT 2002.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는 Xbox 유저라면 구입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