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를 위한 냄새가 나지만 그래도 수준급의 게임

먼저, 야구 시즌이 한창일 때에 발매된 게임의 리뷰를 가을잔치가 진행 중인 이제야 선보이게 된 점 상당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코리안 메이저 리그 흉작이었던 시즌이라 게임에서나마 한국인의 기상을 알리기 위해 '박찬호 20승 투수 만들기' '추신수 30-30 클럽 가입하기'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다보니 조금(?)늦었다. 그래도 여러분들을 위해 오늘 필자가 두 팔 걷어붙이고 준비를 완료했으니, 오늘 함께 'MLB 07 THE SHOW'(이하 07쇼)가 어떤 게임인지 홀랑 벗겨 먹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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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라이트가 모델인 07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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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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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사람이 돈도 더 잘 번 다더라
얼마 전, 모 포털 사이트 뉴스를 통해 '잘생긴 사람이 돈을 더 잘 번다'라는 기사를 봤다. 게임으로 치면, '그래픽 좋은 게임을 사람들이 더 많이 한다'라는 것과 같지 않을까? 물론 단순히 그래픽만으로 게임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게임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악하기 전 이 게임을 계속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짓는 요인 중의 하나가 그래픽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는 건 필자는 차세대 게임기가 없어 PS2용 07쇼로 플레이했기 때문이다. 주변이 워낙 차세대 게임기 천지라 고화질의 깔끔한 영상을 보다가 만나게 된 PS2용 07쇼의 그래픽은 메이저 리그 중계를 본 후, 공터에서 꼬마들이 하는 동네야구를 보는 느낌이랄까...? PS3용은 좀 나을 줄 알았더니, 필자와 필자의 지인들은 PS3용 07쇼를 보고 'PS3에서 만나는 극 공간 프로야구'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픽 보다는 게임성이 우선인 스포츠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점을 과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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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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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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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방망이에 맞는 느낌,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가는 느낌
그래픽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실제 경기는 어떨까? 07쇼가 스포츠 게임인 만큼 그래픽이야 조금 떨어지더라도 게임성을 통해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다. 우선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야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공, 수, 주가 적절히 이뤄져 딱히 나무랄 만 한 건 없었다. 다만 세세하게 들어가면 뭔가 2%씩 부족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우선 필자의 경우 손맛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07쇼에서는 공이 방망이에 맞는 딱! 하는 그 느낌, 투수의 공이 포수 미트에 빵! 들어가는 느낌이 전해지는 강도가 약했다. 공이 날아오는 속도감, 맞을 때 '딱!'하고 들려오는 사운드, 당시의 진동이 조화를 이뤄 게이머로 하여금 '아, 내가 공을 맞췄구나'라는 느낌을 줘 타자는 1루로 달리고, 타구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주자를 더 진루 시킬지, 현재 베이스에 묶어놔야 할지를 생각하게 해야 하는데, 그 딱딱한 공이 150km의 속도로 날아와 딱딱한 나무 방망이에 맞았건만 공을 친다는 느낌은 다소 빈약했다. 대나무 막대로 공을 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는 투구 시에도 마찬가지. 푹신한 미트로 공이 빨려 들어가며 '퍽!'하는 소리가 나며 패드에 진동이 와야 하지만 그 타이밍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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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 공이 꽂히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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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 공이 맞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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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포수가 투수를 리드하는 시대
일반적으로 포수의 역할은 투수의 공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포수들은 더 많은 역할을 한다. 투수 자신이 판단해 코스와 구질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투수들이 포수의 리드에 따라 공을 던진다. 07쇼에서도 실제 야구를 따라가기 위함인지 포수의 투수 리드 시스템이 생겼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가 포수를 바라보고, 포수가 원하는 구질에 빛이 난다. 그렇게 구질을 선택하면 이번엔 포수가 코스를 선택해 알려주고, 해당 위치에 커서를 맞춘 후 공을 던지면 된다. 물론, 포수가 원하는 코스가 싫다면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눌러 자신이 원하는 대로 던지면 된다. 이러한 포수의 투수 리드 시스템이 절대적인 것이라 그대로 던지면 삼진 아웃 쏙쏙 잡아내고, 타자가 건드려봤자 땅볼밖에 되지 않는 그러한 시스템은 아니지만(능력치가 낮은 포수를 만나 따라가다 보면 대량 실점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시도 면에 있어서는 칭찬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야구처럼 포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이를 좋게 해야 원활한 배터리가 이루어지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닌 만큼 원치 않는다면 따라가지 않으면 되고, 실제 야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다면 시스템을 따라가면 되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하랴. 단, 진정한 피칭 시스템을 느껴보고 싶다면 자신의 취향에 따라 타자의 성향과 볼 배합을 분석해가며 공을 던질 것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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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리드에 따라 구질과 코스를 정하고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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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던지면 포수한테 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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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스포츠 야구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 한다. 기록을 토대로 선수 라인업을 짜고, 대타나 대주자, 대수비, 중간계투를 내보내는 등 경기 중 작전에 있어 기록을 굉장히 중시한다. 물론 항상 기록에 따라 경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 얼마 전 뉴욕 메츠의 포스트 시즌을 결정짓는 플로리다 전에서 누구나 믿을 수 있는 300승 투수 톰 글래빈이 1/3이닝 7실점으로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좌절시켰듯이 야구도 각본 없는 드라마를 자주 연출하기도 한다. 07쇼도 우선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를 소재로 한 만큼 타자에게는 코스별 들어온 공과 타자가 친 타구가 날아간 방향 등의 정보와 함께 시즌 타율, 상대 전적 등에 대한 기록이, 투수에게는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과 함께 각 코스별로 던진 공의 횟수, 피안타율 등에 대한 정보가 모두 준비돼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무조건 중요 상황이라고 중간계투로 팀의 에이스를 내보내기보다는 타자와 상황에 맞춰 우리 팀 투수 성향을 분석해 효율적인 용병술을 발휘하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가 시시각각 팝업이 되거나 화면 한쪽 구석으로 슬라이드 되는 방식이 아니라 그때그때마다 직접 찾아봐야 한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아무 때고 정보가 뜨는 것은 귀찮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주요 상황에서는 게임 팁처럼 간간히 정보를 보여 준다면 경기를 플레이하는 재미는 물론 운영하는 재미도 더 강하게 느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현재 타석에 누가 들어섰는지도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를 통해 이름만 들을 수 있을 뿐, 잠시 게임을 중단하고 Select 버튼을 통해 직접 찾아봐야 한다는 것도 06쇼부터 필자가 가져온 불만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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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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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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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안 된다면 내가 마운드에 서겠다
올해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플로리다의 김병현을 빼고는 전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뉴욕 메츠에서 방출돼 휴스턴과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며, 서재응 역시 웨이버 공시에 올라 템파배이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중이다. 추신수는 올해 초 잠깐 보이더니 부상으로 이후에는 볼 수 없었으며, 시애틀의 기대주로 떠오른 백차승은 한국 국적이 아니다. 김병현 역시 꾸준히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라있긴 했지만 한 해에 팀을 3차례 바꾸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실로 답답했던 한 해가 아닐 수 없었는데, 이를 간접적으로 나마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이 07쇼에서 새로 생긴 모드 '로드 투 더 쇼'였다. 이 모드를 통해서는 나만의 선수를 생성해 그 선수로만 경기를 플레이하게 되는데, 마이너리그부터 순차적으로 밟아 나가며 진행할 수도 있고, 개막전부터 메이저리그의 한 자리를 꿰차고 경기를 플레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타격부터 수비에 이르기까지 내 선수의 역할만 하게 되니 진정 야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게 든다. 주루 플레이에 있어서도 카메라 시점이 내 선수만 비추고 있어 한 베이스를 더 가거나 도루를 할 때에 조금 답답하기는 해도 현실감 넘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타자나 투수가 아닌 내야, 외야 수비수일 경우에는 계속 우리 팀의 상황을 보며 대기해야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경기의 모든 상황을 수비수의 입장에서 지켜볼 수도 있지만, 옵션을 통해 메뉴 하나만 만져주면 자동으로 내 차례에만 플레이하고(수비 시엔 나에게 공이 올 시점을 컴퓨터가 지정해준다)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쉽게 지루해지지 않는다. 자, 로드 투 더 쇼 모드를 통해 전멸하다시피 한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위상을 드높여 보도록 하자. 단, 외야수로 플레이 할 때에 각 베이스를 나타내는 키가 평소와는 반대로 □키는 1루, △키는 홈, ○키가 3루, X키가 2루로 지정돼 조금 불편했다. 또한, USB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어 선수를 생성할 수 있지만, 너무 흐릿하게 나와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혹시 08쇼에 대비한 포석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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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한테 타격을 맡기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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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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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계속 진화한다, 쭈욱...
아날로그 스틱을 통한 투구, 타격 방향의 조절, X키를 통한 결정, □는 3루, △키는 2루 등 도형 버튼을 통한 송구, 도형 버튼을 통한 주자 지정, 방향 버튼을 눌러 행하는 주루 플레이 등 더쇼 시리즈의 조작 체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제작사에서는 그래도 새로운 조작 체계를 원하는 게이머들이 있을까봐, 기존의 조작체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게이머들이 있을까봐 07쇼에서는 새로운 조작체계를 선보였다. 게임을 시작할 때 지정하는 옵션들을 보면 조작 부분에 'NEW'가 붙는 것들이 있다. 필자도 기존의 조작체계에 익숙해진 만큼 잘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게이머들이 적응을 한 상태에서도 새로운 조작체계를 마련하고 강제적으로 적용시키는 방식이 아닌, 게이머들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점까지 너무나 마음에 드는 제작진의 배려였다. 솔직히 극악한 조작법을 후속 작에 그대로 가져가는 몰상식한 게임들이나 절대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하지 않는 온라인 게임들도 있는데, 이미 최적화된 조작법을 가지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러한 배려를 보여준 SCEA에 감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치로의 수비 범위나 소리아노의 수비 범위나...
필자가 시즌을 진행하고 있는 팀은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의 미네소타 트윈스다. 미네소타는 괴물 투수 요한 산타나로 유명하지만, 필자가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토리 헌터. 괴물 같은 수비 능력으로 수많은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 필드의 사냥꾼이라 불리는 그의 수비를 통해 평소 수비에서 취약을 드러내는 필자의 단점을 보완해보자 했는데, 결과는 상상 밖이었다. 수비 시 게이머가 선택한 수비수는 바닥에 동그란 원으로 표시가 된다. 이 동그라미는 선택된 선수라는 표시도 있지만 수비 범위를 얘기하기도 하는데, 정말 이 원에 맞지 않으면 공을 바로 코앞에서 놓쳐 버리고 만다. 그런데 스즈키 이치로, 토리 헌터, 오마 비스케와 같이 엄청난 수비 범위와 능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나 에릭 힌스케, 알폰소 소리아노, 호세 발렌틴처럼 돌 글러브로 유명한 선수들이 모두 동일한 수비 범위를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누군가는 게이머의 실력으로 커버하라고 할 테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야구 게임의 현실성은 기본 선수의 능력치에 게이머의 실력이 가미됐을 때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수비가 아니라 투구에 있어서도 게이머 실력이 부족하다해서 페드로 마르티네스, 조쉬 베켓, 브랜든 웹 같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면 더 이상 게임을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모든 선수를 실제 그 선수가 하는 만큼의 능력치를 적용시키는 것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뛰어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구분은 있어야 할 텐데 수비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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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동그라미가 혹시 수비 범위...?


마니아를 위한...
비록 모자란 실력으로 인해 12승 49패를 기록 중인 필자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07쇼를 플레이 중이다. 분명 야구 게임으로서는 수준급의 게임성을 자랑하며, 시리즈가 계속 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게임이다. 다만 미국에 비해 야구 저변이 약한 국내에서 그렇지 않아도 얼마 없는 야구 게이머들 중 마니아만을 위하는 모습이 더해지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필자도 야구를 많이 좋아하기는 해도 마니아 수준이 아니라 솔직히 07쇼의 경우엔 필자에게 어려운 게임이었다. 뭐 그런 것이 꼭 야구 마니아고 아니고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07쇼는 아무리 플레이해 봐도 마니아에게 맞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도 필자가 보기엔 현재 정식 발매되는 야구 게임들 중에선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것 같으니... 이젠 08쇼가 발매되기를 기다려야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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