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시장 바꾸는 XBOX게임패스, 패키지 시대의 끝을 알리나

XBOX 게임패스를 앞세운 MS의 공격적인 행보가 콘솔 게임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소니의 대표적인 독점작이었던 MLB 더쇼 21마저도 출시 당일 XBOX 게임패스에 합류하는 등 부족했던 라인업까지 대폭 확대했으며, 그동안 LIVE 서비스를 가입해야만 즐길 수 있었던 무료 멀티플레이 게임들도 무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전 세대에서는 다수의 독점작을 앞세운 PS4와 닌텐도 스위치 때문에, XBOX가 계속 밀리는 모양새였으나, 게임계의 넷플릭스 위치를 노리는 게임패스가 콘솔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닥부터 완전히 바꾸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게임패스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게임패스

MS는 올해 초 컨퍼런스를 통해 XBOX게임패스 가입자가 2020년 1000만명에서 2021년 초 1800만명으로 급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업계에서는 지난 3월 EA PLAY PC의 게임패스 합류 등 공격적인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현재 2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게임패스의 급성장이 영향을 주는 것은 MS, 소니, 닌텐도의 시장 점유율만이 아니다. 과거 패미컴 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는 패키지 중심의 유통 구조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즉, 패키지 시대의 종말이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패키지
콘솔 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패키지

현재 콘솔 게임 시장은 기존부터 유지되고 있는 패키지 유통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콘솔 제조사들의 자체 스토어를 통한 다운로드 판매로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일부 소규모 게임들은 패키지 판매없이 다운로드 판매만 선택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패키지 소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니아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고 판매 이슈 때문에 패키지 구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구독형 서비스인 게임패스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콘솔 게임 시장에서 패키지 판매의 비중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구독 신청을 해두면 정기적으로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되는 상황에서, 굳이 추가로 돈을 들여 패키지 게임을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XBOX 게임패스로 즐길 수 있게 된 MLB 더쇼21
XBOX 게임패스로 즐길 수 있게 된 MLB 더쇼21

소비자 입장에서 패키지 게임은 자신이 선호하는 게임을 수집, 보관할 수 있는 콜렉션의 의미와 클리어한 이후 중고 판매를 통한 일부 자금 회수로 저렴하게 취미 생활을 유지하는데 의미가 있다. 수집의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중고 판매 목적이라면, 굳이 사고 팔고 할 필요없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가 완벽한 대안이 된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다.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고 있고, 엔딩을 본 이후에도 멀티 플레이까지 지원하는 게임들이 많다보니, 동시에 여러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 다른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디스크를 찾아서 갈아 끼워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다운로드가 기본인 구독형 서비스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충분한 용량의 하드디스크만 있으면 친구들과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손 좀 풀고, 좀 여유로운 게임을 즐기고 싶으면 RPG를 켰다가, 좀 지루해지면 스포츠 게임으로 잠시 머리를 시키는 여유로운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소장 목적으로 패키지를 구입하더라도,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의 경우에는 편의성 때문에 다운로드 버전을 추가 구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다운로드 버전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다운로드 버전

굳이, XBOX 게임패스가 아니라 다른 콘솔도 다운로드 구입의 이점이 많다. 앞서 언급한 디스크 교체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신작을 출시 당일에 꼭 즐겨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세일을 통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에는 패키지 판매 때문에 다운로드 버전 가격을 동일하게 선보이고 있지만, 패키지 판매가 어느 정도 완료된 시점이 되면, 다운로드 버전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입할까 말까 고민되던 게임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니 이득이고, 게임사 입장에서도 패키지 버전과 달리 제작 비용 부담이 코드만 발송하면 되니,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도 이득이 된다. 거의 떨이판매가 다름없는 70~80% 세일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사에게는 한푼의 수익도 돌아가지 않는 중고 판매보다 낫다.

마니아들을 노린 한정판
마니아들을 노린 한정판

물론, 소장의 목적이 큰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이 존재하고, 마치 레고 재테크처럼 고전 게임 패키지가 비싼 값으로 팔리는 경우도 있다보니, 패키지 판매가 완전히 사라질 확률은 낮은 편이다. 게다가 최근 소니가 PS3, PS VITA, PSP 다운로드 스토어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가, 이용자들의 반발로 철회한 것처럼, 다운로드만 믿고 있다가는 플랫폼사의 상황에 따라 다시 구입할 수 없게 되는 게임도 생겨날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에 밀려 마니아 위주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영화 블루레이 시장처럼, 게임 역시 패키지는 한정판 등 마니아 수요층만을 대상으로 명맥만 유지되고, 대부분의 판매는 다운로드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집 목적을 제외하면 가격, 편의성 등 모든 부분에서 다운로드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운로드는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고, 게임패스는 그 흐름을 좀 더 빠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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