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도 안 했는데 짝퉁이 먼저... 1인 개발 '슬롯바운드', 중국서 두 차례 무단 복제
혼자 개발한 첫 게임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그 게임의 화면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게임이 중국 플랫폼에 두 번이나 등장했다. 인디 개발사 옵티마 아치(Optima Arch)의 '슬롯바운드(Slotbound)' 이야기다.


슬롯바운드는 3×3 슬롯머신을 돌려 병력을 뽑고, 약한 유닛을 흡수해 주력 유닛을 키우는 로그라이트 오토배틀러 디펜스 게임이다. 김민 개발자가 기획부터 개발까지 혼자 맡았다. 지난 9월 스팀 위시리스트 10만을 넘겼고, 데모는 한때 스팀DB 데모 동시접속자 순위 2위까지 오르며 주목받았다.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9월 8일이다. 한 중국 이용자가 중국 숏폼 플랫폼 도우인(Douyin)에 '군단훼멸대전(军团毁灭大战)'이라는 게임이 올라와 있다고 제보한 것이다. 이 게임은 언어를 중국어로 바꾸고 슬롯바운드의 에셋 몇 가지만 손봤을 뿐, 사실상 같은 게임으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었다. 제보자에 따르면 게임에는 광고와 인앱결제까지 붙어 있었고, 중국 숏폼 영상 중에는 이 게임을 슬롯바운드의 공식 모바일 버전처럼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개발자는 "모바일 버전을 허가하거나 중국 업체에 라이선스를 준 적이 없다"며 "다른 사람이 나보다 먼저 내 게임으로 수익을 낼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가 신고한 뒤 이 게임은 내려갔다.

사건이 일단락되나 싶었지만, 한 달여 뒤 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10월 19일 슬롯바운드 스팀 토론 게시판에 한 이용자가 "게임이 아직 출시되지 않았는데 정식 버전을 이미 휴대폰 미니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제보자는 위챗 미니게임 버전이 데모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담고 있다며, 개발사가 허가한 것인지 해적판인지를 물었다.
김 개발자는 곧바로 "공식적으로 어떤 위챗 미니게임도 허가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용자가 알려준 '사락탁전기(斯洛托战记)'를 찾아낸 뒤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락탁전기의 이미지는 양피지 질감의 프레임, 장비 슬롯 구성까지 슬롯바운드와 거의 똑같다.
이번에도 신고는 마쳤지만 김 개발자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는 "출시까지 2주도 남지 않아 정신없는 와중에 이런 일까지 생겼다"며 "이번에도 무사히 내려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슬롯바운드는 오는 11월 10일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