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5월 셋째 주, 베일에 싸여 있었던 밴드게임의 서비스가 시작됐다. 월요일인 12일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1차 라인업 10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등록에 75만 9,000여 명의 게이머가 참가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아온 밴드게임의 게임들은 폐쇄형 SNS 서비스는 밴드에 맞춘 특화된 소셜 요소로 무장해 선보여졌다.

밴드게임 이미지
밴드게임 이미지

하지만 밴드게임은 서비스 시작 직후 폭발적인 흥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이 없다는 점에서는 조금은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출시 5일 여가 지난 지금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라바링크'가 구글 플레이 기준 무료 다운로드 15위 정도이며 밴드게임 인기 순위에서 '라바링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명랑운동회'는 다운로드 순위 50위권 안으로 간신히 들어온 정도다.

이외에도 아쉬운 점은 또 있다. 폐쇄형 SNS 서비스의 특성상 소셜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의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1차 라인업으로 공개된 10종의 게임 중 상위 5개 게임은 '라바링크'와 '명랑운동회', '역전! 맞짱탁구', '아크스피어', '벽돌팡'으로 게임 내에 밴드에 맞춘 소셜 요소가 탑재되긴 했지만 혼자 즐겨도 재미에 부족함이 없거나 실시간 네트워크가 기반인 게임들이다. 즉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 밴드게임 내의 소셜 요소가 필수는 아닌 게임들이다.

물론 소셜 요소만으로 흥행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현재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게임들의 경우 소셜 요소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게임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적은 인원으로 모임을 꾸려가는 폐쇄형 SNS 서비스의 특성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장치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밴드게임의 게임을 내려받으면 자동으로 초대가 날아오는 게임팬 밴드를 통해서도 게임 내의 소셜 장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말이다.

라바링크 with BAND 이미지
라바링크 with BAND 이미지

물론 밴드라는 서비스는 게임보다는 모임에 가치를 두고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무작정 게임을 위한 플랫폼이 되기보다는 모임을 더욱 즐겁게 꾸려나갈 수 있는 도구인 게임이 그 제구실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서비스 도입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밴드게임이지만 가진 잠재력은 충분하다. 특히 현재 밴드게임 라인업에 올라 있는 아프리카 TV의 '역전! 맞짱탁구', 피닉스게임즈의 '명랑 운동회', 안드로메다게임즈의 '벽돌팡', 라쿤소프트의 '퍼즐푸' 등의 작품들은 게임성에서도 훌륭하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와 밴드게임이라는 플랫폼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 성적 상승을 얼마든지 기대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또한, 현재 1차 라인업이 캐주얼 중심의 라인업으로 꾸려진 것과 달리 오는 26일 공개 예정인 2차 라인업은 현재 시장의 중심인 미들코어급 게임을 중심으로 꾸려진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많이 이용하는 연령층인 20~30대 사용자의 활동이 활발한 밴드이기 때문에 2차 라인업의 게임들은 더욱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아온 밴드게임이라는 이슈로 시작했지만, 밴드게임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소식이 주말이 다가오는 시점에 들려왔다. NHN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과 전략적으로 협약을 맺고 양사가 모바일게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22일에는 그간 준비 중이던 NHN엔터의 모바일게임 플랫폼 관련 내용이 공개된다. 이제 막 첫발을 디딘 밴드 입장에서나 기존의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자가 등장한 셈이다.

5월 3주 모바일게임 순위표
5월 3주 모바일게임 순위표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기대됐던 밴드게임이 아직은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일단 양대 글로벌 마켓의 매출 순위는 아직 잠잠하다. 여전히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가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블레이드'는 하루에만 던전 플레이가 2,000만 판을 돌파했으며, 최강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무한 던전만도 50만 회 이상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블레이드'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는 PvP 콘텐츠도 하루에 150만 회의 대결이 펼쳐지는 등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활'을 통해 30대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네시삼십삼분이 또 한번 30대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고 놔주지 않고 있다.

순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천만 다운로드를 기반으로 한 몇몇 캐주얼 게임을 제외하면 여전히 RPG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야구 시즌에 힘입어 '이사만루2014KBO' 정도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새롭게 등장한 밴드게임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의식이라도 하는 양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차트는 1위부터 10위까지 카카오 게임하기의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게임하기 서비스 누적 가입자 5억을 달성한 카카오는 게임하기 서비스 출시 이후 오랜만에 대대적인 이벤트를 실시하며 시장 영향력 강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다양한 플랫폼과의 경쟁에서도 1위를 수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 카카오 게임하기 >

13일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N피플게임의 '도와줘 히어로즈 대박대작전 for Kakao', 팡게임의 '캐논스타 for Kakao', 라이브플렉스의 '대항해mini for Kakao', IBLION의 '날아라꼬꼬 for Kakao', NHN엔터테인먼트 '불꽃닌자 for Kakao', 네오크루의 '미스포켓걸 for Kakao', 조이시티의 '동네방네 축구축구 for Kakao', 모코가의 '토이디펜스2: 영웅의 전쟁 for Kakao',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의 '퍼펙트킥 2014 for Kakao', 이스트소프트의 '붐붐파워 for Kakao' 등 총 10개의 게임이 출시됐다.

도와줘 히어로즈 대박대작전 for Kakao
이미지
도와줘 히어로즈 대박대작전 for Kakao 이미지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 게임을 살펴보면 이미 앞서 서비스 중이던 게임을 카카오 버전으로 바꿔 출시한 작품들이 많았다. '동네방네 축구축구', '토이디펜스2: 영웅의전쟁', '퍼펙트킥', '붐붐파워', '대항해mini' 등이 이미 국내나 해외에서 서비스 중이던 게임들로 새롭게 선보여진 10개의 게임 중 절반을 차지했다.

16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구미코리아의 '포켓판타지 for Kakao', 쿠키소프트의 '윙또 for Kakao', 조이롤의 '비트팡팡 for Kakao', 블루윈드의 '페어리판타지 for Kakao', 알앤알 코퍼레이션의 '스쿨팡 for Kakao' 등 총 5 작품이 선보여졌다.

윙또 for Kakao 이미지
윙또 for Kakao 이미지

지난 13일과 달리 새로운 작품들도 많이 선보여졌다. 자신이 스마트폰에 넣고 다니는 MP3 파일을 불러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비트팡팡'은 이목을 끌 만해 보이며, 게임인재단의 2014 제1회 대한민국 게임人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윙또'도 이미 유사한 장르의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퀄리티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게임들과 비교해 우수한 편이고 온라인 원작 게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은 기대된다.

< 마치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 같았던 밴드게임이 드디어 뚜껑이 열렸다. 아직은 조금 조용한 모습이지만 모임이라는 특성에 맞춘 다양한 소셜 요소가 애초 기획 의도와만 같이 흘러간다면 앞으로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2차 라인업 이후에는 사실상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이미 100여 개발사 이상이 밴드의 소셜 API를 받아들었기에 앞으로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밴드게임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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