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장르가 되다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는 다양한 '리니지'류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다양한 신작도 출시 예정이다. 여기에 엔씨소프트도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통해 '귀여운 리니지'인 '트릭스터M'도 준비 중이라 밝혔다. '리니지'는 이제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MMORPG를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됐다.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리니지'류 게임과 중국산 MMORPG다. 특히, '리니지'류 게임은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7년 6월 21일 '리니지M'을 선보인 뒤 더 다양한 작품이 출시됐고, 출시되고 있다.

리니지M_제공 엔씨소프트
리니지M_제공 엔씨소프트

PC 게임 시장에서 20년 넘게 군림한 '리니지'는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 뒤 한국 게임의 역사를 바꿨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통해 공개되겠지만, 단 3년 만에 3조 원 매출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산술적으로 1년에 1조를 벌어들인 셈이다.

엔씨소프트의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인 '퍼플'과 함께 등장한 '리니지2M'도 어마어마하다. 단 6개월 만에 9,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고,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역시 1조 원 매출 돌파가 예상된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가히 '리니지' 공화국이라 불러도 큰 문제 없는 수준이다.

이처럼 '리니지'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흥행하자 다양한 국내 개발사도 들고 '리니지'류 게임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이템 강화, PK, 공성전, 변신 등 리니지가 가진 핵심 재미들을 자신들이 가진 IP(지식재산권)로 포장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다.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보였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리니지M'과 정면 대결은 피해야 하기에 게임 허들을 좀 더 낮추고 '리니지M'보다 게이머 친화적인 시스템을 탑재했다.

로한M_제공 플레이위드
로한M_제공 플레이위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로한M'이다. 원작게임은 2006년 출시돼 큰 주목을 받았고, 모바일로 돌아온 '로한M'은 '리니지M'를 벤치마킹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로한M'은 원작에서도 강력했던 PK 시스템 등을 무기로 삼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깜짝 흥행에 성공했다. 2019년 6월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중형 IP가 '리니지' 방식의 플레이를 만나 거둘 수 있는 성과를 증명했다.

블루포션게임즈가 2019년 8월 선보인 '에오스 레드'도 이와 비슷하다. PC 원작게임은 리니지와 완전히 다른 풀3D MMORPG이지만, 모바일로 등장한 MMORPG '에오스 레드'는 원작 보다 '리니지'를 더 닮았다. 역시 '리니지M'을 턱밑까지 쫓아 구글플레이 2위까지 기록할 정도로 시장에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우게임즈의 '킹덤: 전쟁의 불씨'도 마찬가지다. 게임은 지난 5월 12일 출시됐으며, 빠르게 구글 플레이 상위권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대형게임사와 중국게임사의 영향력이 더 커진 올해 중소게임사로서는 진입이 힘든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까지 올라갔다. 게임은 '리니지'를 더 깔끔한 그래픽과 게이머 친화적인 시스템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다양한 리니지류 게임이 시장에서 흥행하자 중대형 IP 신작들도 시장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웹젠의 'R2M'과 엔트런스의 'DK모바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당 게임들은 원작이 '리니지'나 '리니지2' 등과 시장에서 경쟁하던 작품들이라 의미가 더 크고 시장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트릭스터M_제공 엔트리브소프트
트릭스터M_제공 엔트리브소프트

재미있는 부분은 엔씨소프트도 '리니지'의 장르화에 힘을 보탰다.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통해 '트릭스터M'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트릭스터M'을 '귀여운 리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가볍고 캐주얼한 외형을 통해서도 '리니지'가진 다양한 재미를 전하겠다 밝혔다.

리니지의 장르화 경향은 누가 뭐래도 시장에서 보여주는 결과가 '리니지'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리니지'류 게임을 즐기는 주요 이용자층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30대 이상의 남성 게이머이며, 이들은 쉽고 직관적이며 빠른 '리니지'류 게임에 열광한다. 또한, 게임을 통해서는 현실에서 가지 힘든 권력 등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했던 일을 완벽하게 대리 경험할 수 있다. '리니지'류 게임이 단순하게 추억팔이로 성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을 보면 '리니지M'과 '리니지2M'이라는 게임이 시장의 중심에서 버티고 있고, '리니지'류 게임들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리니지'를 즐기는 것이 부담될 수 있는 게이머들이 좀 더 적은 금액을 투자해 '리니지'류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리니지'가 1부리그라면 '리니지'류 게임은 1부리그에 입성하지 못한 이들이 펼치는 2부리그와 같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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