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이 나왔다는 것이 신기할 뿐.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요즘 들어 부쩍 추리 게임들이 많아진 듯한 느낌이다. 미녀가 전혀 나오지 않는 추리게임 '미녀로이어 세리킴'을 비롯해 제목은 그럴 듯한
'법정불패 강검사'. 이 두 게임은 '역전재판'을 베껴 만든 게임인데, 그런 게임들을 좋아한다면 이번에 소개할 '탐정학원2'도 한 번쯤은
해볼만한 게임이기도 하다.

어떤 게임인가?
추리게임이다. 하지만, 다른 추리게임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추리게임은 줄거리를 따라가는 문법을 충실하게 따른다. 주요 메뉴는
'조사하기''대화하기' 등등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탐정학원2'에는 이러한 것 외에 미니게임이 들어 있어서 나름대로 풍부한 구성을
갖추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미니게임들은 그다지 좋은 효과를 얻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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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시작하면, 인트로 부분이 나온다. 주인공은 탐정인데 고객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는다. 어려운 사건을 잘 해결해 주어 고맙다고 하면서 자기의 집으로 초대를 한다. 그런데, 집이 부산이라 탐정은 서울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타고 가야 한다. 여기까지가 인트로.
인트로가 끝나면 미로찾기 게임이 시작된다. 상황설정은 시간에 늦어 서울역까지 지름길을 통해 간다고 하는 것이다.
미로를 헤매다가 도착지를 찾으면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본격적인 추리 게임의 시나리오는 열차 안에서부터 벌어지는 것이다. 중간에 멈추는 역에서는 화장실에 들리게 되는데, 화장실에서 나올 때 사람들과 부딪히면 안된다는 설정으로 사람들을 피해가는 미니게임이 한 번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상황이 진행되다가, 어떤 장면을 보고 힌트를 얻어 범인을 짐작하게 된다.(자세한 이야기는 이 게임을 할 사람들을 위해 가급적 삼가도록 하겠다.)그리고, 휴대전화 전파가 잘 닿지 않아서 감도가 좋은 지역을 찾아야 한다는 약간 억지스러운 상황설정을 하고는 미로찾기 게임을 한 번 더 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면 최종적으로 범인을 찾는 대화가 시작.
범인을 지목할 때는 그 때 그 때 필요한 객관식 문항에 옳은 답을 해주면 된다. 문제는 많지 않지만, 단답형 문제가 의외로 까다롭다. 동의어는 정답처리가 안되고 꼭 게임에서 나왔던 용어를 사용해야 하니까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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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게임 외에는 다른 탐정게임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게임의 주 메뉴는 '아이템 보기' '조사하기' '대화하기' '이동하기'로 이뤄져 있다. 법정에 갈 일은 없고, 그냥 현장에서 사건을 보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범인을 지목해서 추궁하는 것으로 OK.
게임 시스템
게임은 추리게임, 미로찾기1, 화장실 게임, 미로찾기2 로 되어 있는데, 미로찾기 게임 두 개는 동일한 맵에 동일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므로
같은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추리게임 부분은 다른 추리게임과 비슷하게, 시나리오를 따라 전개하다가 조사하거나 대화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객관식 시험 보듯 범인을 추궁하는 질문이나 답을 하면 된다.
미로찾기 게임은 말 그대로 미로찾기 게임이고 화장실 게임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다른 사람들을 피해 가는 게임인데, 둘 다 무지하게 재미 없다. 스킵 버튼이 있다면 당장에라도 스킵하고 싶은 게임들이다. 아마도, 플레이 타임이 너무 짧아서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미니게임이 있다는 점 외에는 다른 추리게임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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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게임의 주된 시나리오는 열차 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열차에 탔더니, 우연히 의사협회에 소속된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중간에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주인공이 범인을 찾아 지목하는 시나리오다. 사람들의 대사는 매우 유치하고 짧은 편이다. 수준을
따지자면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중간 정도. 창의성이나 참신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대사의 양이 상당히 적다. 물론 이런
형편없는 대사를 오랫동안 보고 있어야 하는 것도 나름대로 고통이니 적은 양의 대사가 오히려 약이 될 지도 모른다.
게임 트릭은 이미 발표가 되었던 트릭이다. 아마도 명탐정 코난 이었던 것 같다(소년탐정 김전일이었을 수도 있다. 기억이 좀 가물가물 하다).어쨌거나, 이미 발표된 만화에서 베낀 트릭인 것은 분명하다. 베끼더라도 좀 덜 유명한 만화에서 베낄 것이지, 이처럼 유명한 만화에서 베끼다니 베끼는 사람의 배짱도 상당한 수준이다. 도대체 뻔뻔스러운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전혀 구분이 가질 않는다.
그래픽
이 게임의 그래픽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이력서 쓸 때에 이 게임의 그래픽을 담당했다는 부분은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분명 감점요인이 될 테니까.
사운드
별볼일 없다.
전반적인 느낌
정말 못 만든 게임이다. 추리 게임 부분은 베낀 트릭이기 때문에 재미가 하나도 없고, 미니게임 역시 재미로 즐긴다기 보다는 다음 게임의
진행을 위해 억지로 노가다 하는 수준이다. 그래픽도 형편없고, 사운드도 별볼일 없다. 게다가 플레이 타임도 짧다. 플레이 타임을 보완하기
위해 미니게임을 두 개나 넣었고, 하나는 재탕까지 해 가면서 미니게임을 세 번이나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 깨는데 20분이 안 걸린다.
도대체 이 게임을 받기 위해서 2000원이나 투자했다는 사실이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다. 제발 이런 게임은 만들지 말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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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의 정책과 게임
SKT와 KTF, 그리고 LGT는 각각 게임에 대한 정책이 다른 것 같다. 여기서는 SKT와 KTF의 정책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우선 플랫폼만 보자면 KTF의 플랫폼이 좋다. 그래서, KTF에서는 속도가 빠른 게임과 대작 게임들이 서비스되는 반면, SKT에서는 뛰어난 작품이 나오기는 어렵다. 하지만, KTF와 달리 SKT는 게임의 품질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SKT는 한 주일에 3~5개 정도의 게임을 출시하는 데, KTF는 많게는 17개까지 출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SKT의 게임은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데 반해서 KTF의 게임들은 좋은 게임도 많이 있지만 형편없는 게임도 많이 있다.
필자는 '게임은 역시 KTF'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작 RPG나 빠른 액션 게임은 단연 KTF가 SKT보다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이러한 생각이 흔들리고 있다. KTF의 게임 중에는 수준미달의 게임도 많기 때문이다. SKT의 게임을 받으면, 재미가 있건 없건간에 제작사가 나름대로 성의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고 여러 모로 보았을 때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KTF 게임들은 정말 실망스러운 게임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형편없는 게임의 비율이 결코 낮지 않다는 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필자가 리뷰한 작품들을 보더라도 '제천대성2마방진', '로봇월드워' 그리고 '탐정학원2'는 SKT라면 결코 서비스될 수 없었던 수준미달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KTF의 정책은 나쁘지 않다. 게이머의 입장에서 많은 게임이 쏟아진다면 그것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그 많은 게임 중에서 도저히 완성된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게임들이 상당한 비율로 섞여 있다면, 그것은 문제다.(이런 게임을 걸러 내기 위해서 웹사이트도 뒤져 봐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리뷰나 평가를 찾아봐야 된다는 것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닌 것이다.)
이제부터 KTF도 나름대로 품질에 대한 평가를 해서, 너무 수준이 못 미치는 게임에 대해서는 출시를 막아야 한다. 그래야만, 게이머의 입장에서 게임의 제목과 설명만 보고 믿고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탐정학원2'를 플레이하면서, 게임 제작사에 대한 원망과 함께 이동통신사에 대한 원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KTF의 게임들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