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면 잘해도 못해도 즐겁다…'프렌드슬롭'형 협동 게임 인기 왜?

친구들과 물고기를 잡고 팔아 장비를 마련하는 낚시 게임이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37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일 출시된 데이즈드 게임즈의 '하우 투 피쉬'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은 출시 이틀 만에 판매량 100만장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다.

하우 투 피쉬
하우 투 피쉬

'하우 투 피쉬'와 같은 협동 게임의 흥행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출시된 '리썰 컴퍼니'는 최고 동시접속자 24만명을 넘어섰고, 2025년 작품인 'R.E.P.O.'는 27만명, 마찬가지로 지난해 선보인 'PEAK'는 17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올해 출시된 '시프트 앳 미드나잇'도 3만7000명이 넘는 동시접속자 수를 끌어모았다.

각 게임은 폐품 수집부터 산악 등반, 주유소 근무, 낚시까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재미를 전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서 매번 새로운 사건을 즐기는 셈이다.

기존 협동 게임은 역할을 나누고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팀원의 실수는 임무 실패나 보상의 감소로 이어졌고, 숙련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모일수록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MMORPG의 파티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R.E.P.O
R.E.P.O

하지만 앞서 설명한 최근 유행하는 협동 게임은 이 같은 문법을 뒤집었다. 팀워크가 완벽할 때보다 살짝 어긋났을 때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하도록 설계했다.

이용자들은 '리썰 컴퍼니'의 폐품 수집, 'R.E.P.O.'의 고가 물건 운반, '시프트 앳 미드나잇'의 매장 운영 등 게임의 기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다양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며 게임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친구를 구하려다 함께 떨어지고, 물건을 옮기다 서로 부딪치며, 폭발물을 잘못 사용해 동료까지 날려버린다. 잘못된 판단이 팀원 전체의 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게임 시스템도 그런 극적인 요소를 더욱 살려준다. 근접 음성채팅과 제한된 시야 때문에 한 사람은 봤지만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설명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정보가 왜곡되면서 논쟁이 오가게 되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인다.

리썰컴퍼니
리썰컴퍼니

이러한 일이 생기면서 목표 달성보다 친구들과 함께 즐긴 우스꽝스러운 사건들이 더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평온한 일상이 갑자기 비상사태로 바뀔 때 긴장과 웃음도 커진다.

최근에는 이러한 협동 게임을 '프렌드슬롭'류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친구를 뜻하는 프렌드(Friend)와 낮은 품질의 콘텐츠를 뜻하는 슬롭(slop)의 합성어다. 슬롭이 가진 조악한 이미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친구들과 부담 없이 즐기는 게임을 말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프렌드슬롭 게임의 흥행을 쇼츠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긴 서사보다 순간적으로 강한 자극을 찾게 된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순간적인 도파민'을 찾게 된 결과 기존 게임 개발자가 만든 서사를 따라가는 것보다 순간적으로 재미를 전하는 프렌드슬롭류 게임이 관심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인터넷 방송 제작자에게 적합한 게임 구조도 게임의 흥행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인들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장면을 통해 다른 이용자들도 게임에 접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콰이어트
콰이어트

더불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렴한 가격과 약간은 투박한 그래픽 덕에 PC 사양도 낮아 많은 이용자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온라인에서 모임에 참가하듯 입장료를 내고 게임을 즐기는 형태에 가깝다.

프렌드슬롭의 흥행은 시장 데이터로도 증명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알리니어 애널리틱스는 'R.E.P.O.'와 'PEAK', 'RV 데어 옛?'과 같은 협동 게임 세 작품이 출시 이후 총 4400만장을 판매해 약 3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앱매직 조사에서도 2025년 스팀 판매량 상위 10개 게임 가운데 4개가 프렌드슬롭 또는 소셜 협동 계열로 분류됐을 정도다.

이러한 유행에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도 프렌드슬롭류 협동 게임 시장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가 개발한 '미메시스(MIMESIS)'는 지난해 10월 얼리 액세스를 시작해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바 있다.

여기에 라인게임즈는 오리 외계인들이 집주인 할머니의 감시를 피해 우주선 부품을 모아 탈출하는 협동 호러게임 '과이어트'의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15만명이 넘는 테스터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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